[윤미숙기자] 이한구 공직자후보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 위원장의 '우선추천지역 확대' 발표 이후 새누리당 내 공천 룰 갈등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상향식 공천 관철에 정치 생명을 건 김무성 대표는 "선거에서 지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이 위원장을 정면 비판했고, 친박계는 이 위원장을 두둔하는 등 종일 파열음이 일었다.
이 위원장이 지난 16일 공관위 회의 후 발표한 공천 룰 가운데 논란의 핵심이 된 부분은 '광역시·도별 1~3곳 우선추천지역 선정'이다.
사실상 우선추천지역을 확대하겠다는 이 위원장의 발표에 김무성 대표는 "공관위 합의 없는 월권"이라고 반발한 데 이어 17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도 "그 누구도 국민과 약속한 국민공천제를 흔들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친박계 중진인 정갑윤 국회 부의장은 "우선추천지역을 중심으로 당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인재 영입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며 이 위원장을 우회적으로 지원사격했다.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김 대표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책상을 내리치는 등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그는 "선거에 지는 한이 있어도 이한구안(案)은 안 된다",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방은 회의장 밖으로 번졌다. 친박계 좌장 서청원 최고위원의 측근이자 공관위 위원인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관위에서는 제도 상 약점 때문에 여성 등의 우선추천지역을 좀 더 확대하자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부총장은 "국민공천, 상향식 공천, '공천권을 국민에게' 등 갖은 미사여구를 다 갖다 붙여도 실상은 그렇지 않다. 특히 '공천=당선'인 새누리당 강세 지역에서는 현역 의원의 기득권을 그대로 보장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새누리당이 채택한 국민공천제는 지금이라도 대폭 수정 보완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도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공관위 내부에서 충분히 논의를 거쳤기 때문에 공식 브리핑을 통해 발표한 것"이라며 "이미 결론 난 사안으로 바꿀 이유는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김 대표에 대해서는 "공천 룰에 개입해선 안 된다"고 직격했다.
비박계인 황진하 사무총장이 오후 이 위원장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을 찾아 설득에 나섰지만 이 위원장은 뜻을 굽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박계는 친박계가 수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공관위나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위원장이 발표한 공천 룰이 그대로 확정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의원총회를 소집할 태세다. 김 대표도 최고위에 이 같은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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