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나흘째를 맞은 '필리버스터 정국' 속에서도 26일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의 20대 총선 공천 신청자 면접에 유독 관심이 쏠렸다.
이날 면접 대상이 당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 공천 신청자들이기 때문이다. TK는 청와대·정부 출신 인사들이 대거 출마하면서 '진박(진실한 친박)' 논란으로 달아오른 데다 현역 의원들이 대폭 물갈이될 것이란 설이 나돌면서 일찌감치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온 지역이다.
공관위는 이날 오전부터 대구 지역 12개 선거구 중 주호영 의원이 단수 후보자로 나선 수성을을 제외한 11곳에 대해 면접을 진행했다. 지역별 공천 신청자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친유승민 대 진박' 구도가 뚜렷하게 드러나 눈길을 끌었다.
친박계가 물갈이 대상으로 지목한 동구을 유승민 의원은 진박으로 꼽히는 이재만 전 동구청장과 함께 면접을 봤다. 중·남구 면접에는 유 의원과 가까운 김희국 의원과 진박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서구에서는 친유승민계로 꼽히는 김상훈 의원과 윤두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참석했다.
면접장에서도 양측 간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고 한다. 특히 경선 방식과 관련해 현역 의원들은 당원과 일반 국민이 3 대 7 비율로 참여하는 방식을, 진박 인사들은 100% 여론조사 필요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이 참석한 동구을 면접은 당초 예정된 15분을 훨씬 넘겨 40분 간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공관위는 유 의원이 원내대표 시절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소신을 밝힌 데 대해 질문했다고 한다.
유 의원은 면접 후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 당시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당 정강정책에 위배되는 것은 전혀 없다"며 "(정강정책을) 몇 번이고 읽어보면서 확인했다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이 전 청장은 "현역 교체는 제가 결정할 일이 아니고 대구 시민이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데이터를 보면 물갈이론이 높다"고 유 의원에 날을 세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면접장 밖에서도 이한구 공관위원장이 전날 'TK 6명 공천 탈락설'과 관련, "그것밖에 안 날리냐"고 발언한 것을 두고 친박계와 비박계 간 공중전이 벌어지는 등 당 전체가 뒤숭숭했다.
친박계인 홍문종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당 정체성, 기여도 등 객관적인 잣대를 가지고 정말 골라낼 수밖에 없는 의원이라고 공관위원장 또는 공관위원들이 판단한다면 %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이 위원장 등 공관위 주도 현역 물갈이에 힘을 실었다.
반면 비박계인 하태경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이 위원장이 자의적으로 하지 않고 정량적 지표를 잘 보완해 설득력 있게 낼 것이냐가 쟁점"이라며 "만약 설득력이 떨어지면 당내 갈등이 심해질 수 있다. 이 위원장이 굉장히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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