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지난해 9월 공식 출시된 한국GM의 임팔라는 시장에서 이른바 '핫'한 차로 통한다. 출시 이후 매월 1천대 이상 팔리고 있는데다 이 차를 사기 위해 대기 중인 고객도 약 8천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지금 임팔라를 계약하면 출고까지 적어도 두 세달 이상은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이처럼 임팔라의 인기는 이어지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한국GM 노사 간 갈등은 격화되고 있다. 초미의 관심사인 임팔라의 국내 생산 문제를 두고 마찰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GM은 지난해 임팔라를 출시하며 2016년 국내 생산 가능성을 열었다. 지난해 10월 당시 CEO였던 세르지오 호샤 사장은 "임팔라를 부평 2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시사했다. 노조에는 연간 1만대가 판매되면 국내 생산을 검토할 것이란 기대감도 심어줬다.
그러나 해가 바뀌면서 사측의 입장은 달라졌다. 국내 생산을 위한 판매 기준이었던 연간 1만대는 3만대로 상향됐고, 새로운 CEO 자리에 오른 제임스 김은 임팔라 국내 생산 문제를 두고 '검토 중'이라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임팔라 출시 5개월이 넘도록 사측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자 노조는 강하게 반발했다. 자체 생산해온 알페온 단종 이후 완성차 생산량이 크게 줄었고, 부평 2공장 가동률이 줄면서 고용안정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상황이기 때문이다.
노조는 지난 22일부터 부평 공장에 출입하는 임팔라 차량에 대해 '수입 임팔라 차량 출입 금지' 스티커를 부착하고 있다. 부평 공장을 오가는 임팔라는 대부분 임원 차량인 만큼 공격적인 액션을 취하기 시작한 것이다.
노조는 임팔라의 국내 생산 여부에 대한 확실한 결정을 내려줄 것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지금까지도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다.
지난 24일 캐딜락 신차 발표회에 참석한 제임스 김 CEO에게 임팔라 국내 생산에 대한 입장을 듣고자 했지만, 그는 기자들과의 접촉을 피한 채 자리를 떴다. CEO 자리에 오른 뒤 첫 공식 대외 행보였던 만큼 회사가 당면한 문제에 대해 적극 대응하지 않고 회피하는 길을 택한 수장의 모습은 아쉬움을 남긴다.
제임스 김 CEO는 2016년을 시작하며 '내수 시장에서 새 이정표를 세우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새해가 두 달 남짓 지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노사간 소통도, 대외적인 성적도 신통치 않은 듯 보인다.
한국GM은 임팔라 국내 생산 문제로 연초부터 삐거덕거리는 회사 분위기를 쇄신하고, 내수 점유율 두자릿수 달성이라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까. 해결의 열쇠는 한국GM의 새로운 수장인 제임스 김 CEO가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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