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공천 살생부' 파문과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당 지도부는 29일 오후 김 대표가 불참한 가운데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개최, 살생부설을 최초 언급한 정두언 의원을 불러 상황 설명을 듣고 대책을 논의한 결과 김 대표에게 ▲이번 사태에 대한 사과 ▲공천관리위의 공정성 보장 ▲공천 공정성을 저해하는 언행에 대한 클린공천위 조사 등을 요구하기로 했다.
이 같은 사실을 전해들은 김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 결정사항을 수용하겠다"며 "당 대표로서 국민과 당원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다만 김 대표는 "(세간에) 떠돌아다니는 이야기에 대해 정 의원에게 이야기한 것은 사실"이라며 "문제는 무슨 문건을 내가 받은 것처럼 잘못 알려진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이야기했고 정 의원도 확인했다"고 부연했다.
정 의원의 언급으로 촉발된 살생부설로 이날 새누리당은 온종일 뒤숭숭했다. 특히 정 의원이 김 대표로부터 살생부의 존재를 전해 들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 김 대표가 부인하면서 사태는 진실공방으로 치달았다.
앞서 정 의원은 최근 김 대표 측근으로부터 "김 대표가 친박계 핵심으로부터 현역 의원 40여명 물갈이 요구 명단을 받았는데 거기에 당신 이름이 들어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밝혔다.
김 대표는 김학용 비서실장을 통해 "그런 요구를 받은 적이 없고 정 의원과는 정치권에서 회자되는 이름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정 의원은 "김 대표와 가까운 50대 변호사를 통해 먼저 이런 이야기를 듣고 26일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김 대표와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눴는데 김 대표가 분명히 살생부가 실재한다고 했다"고 반박했다.
일각에서 '공작설'까지 나올 정도로 파문이 확산되자 당 지도부는 정 의원을 오후 1시 30분 최고위원회의에 참석케 해 상황 설명을 들으려 했지만 한 차례 무산됐다. 정 의원은 오후 2시 열린 의원총회와 이어진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의원총회에서도 "이유야 어찌됐든 의원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김 대표의 거듭된 사과로 살생부 파문은 일단 봉합 국면을 맞았다. 여기에는 총선을 앞두고 당내 파열음이 불거지면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으로 공관위가 경선 대상자를 확정하는 등 공천 작업이 본격화하면 살생부 논란은 또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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