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 조현정 기자] 국민의당이 창당 한 달 만에 내분에 휩싸였다. 천정배 공동대표가 야권 연대를 주장하며 탈당 가능성까지 시사한 가운데,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지도부 간 분열 양상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야권 통합 뿐만 아니라 연대에도 반대하고 있는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회의에서도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연대론자인 천 대표와 김한길 선대위원장은 아예 회의에 불참했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은 과거 방식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국민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정당이 될 것이다. 우리는 과거를 넘어 미래로 가는 다리가 될 것"이라며 "이것이 우리가 낡은 정치, 옛날 방식의 정치와 타협할 수 없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적당한 타협은 죽는 길이다. 허허벌판에 칼바람이 불어도 한 발씩 갈 것", "이제는 익숙한 낡은 것들과 이별할 때" 등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내며 야권 연대 불가 방침을 거듭 천명했다.
박주선 최고위원도 "통합, 연대 운운하는데 통합과 연대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통합이니 연대니 하는 논의는 우리 당에서는 더 이상 없는 게 낫다"며 안 대표에 힘을 실었다. 김성식 최고위원도 "의원총회, 최고위 합의(야권 통합 불가)대로 뚜벅 뚜벅 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최측근인 주승용 원내대표는 "호남 민심은 대안 야당으로 국민의당을 지지하고 있지만 어부지리로 인한 새누리당의 총선 승리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호남은 치열하게 경쟁하고 비호남권은 일부 지역에 대해 연대나 단일화가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라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의 공천 갈등 증폭으로 승리의 희망을 가질 수 있음에도 원칙적 입장만 고수하다가는 오히려 호남 민심이 우리 당을 외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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