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4.13 총선 공천 막판, 새누리당이 또 내홍에 휘말렸다. 현역 의원 컷오프 결과 비박계가 다수 잘려나가면서다. 경선 무대도 밟아보지 못한 채 공천 배제된 비박계 의원들은 집단 탈당도 불사하겠다는 태세다.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려야 할 최고위원회의는 전격 취소됐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전날 보류된 단수추천지역 7곳, 우선추천지역 1곳에 대한 논의가 재개될 예정이었지만 김무성 대표가 회의를 열지 않았다.
이는 공직자후보추천관리위원회가 해당 지역에 대한 공천 심사 결과를 재고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비박계 다수가 컷오프 된 데 대해 "현역 의원을 경선에도 참여하지 못하도록 기회를 박탈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공천 심사 결과가 뒤집히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한구 공관위원장도 김 대표와 마찬가지로 '버티기'에 돌입한 탓이다. 그는 "공관위가 당헌·당규를 위반하고 임의로 결정하는 듯한 뉘앙스가 있는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김 대표를 겨냥했다.
김 대표와 이 위원장이 정면 충돌하면서 친박계와 비박계의 공방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비박계는 이번 공천 심사 결과에 대해 "학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친박계는 "이기기 위한 공천"이라고 강변했다.
친박계 핵심인 홍문종 의원은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이것은 이기기 위한 공천이지 친박을 위한 공천이 아니다"라며 "(공관위가) 객관적인 기준으로 공천을 하려고 최대한 노력했다"고 밝혔다.
반면 컷오프 된 친이계 임태희 전 의원은 같은 라디오 방송에서 "공천이라는 것은 국민의 눈으로 보고 국민의 심부름꾼을 뽑는 과정이 돼야 하는데 상당부분 자신들의 조직원을 심는 행태가 보여진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공천 배제자인 친유승민계 조해진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부 권력 실세들이 죽일 사람, 살릴 사람 다 따로 작성해 공관위원장에 넘겨주고 공관위원장이 그것에 따라 한 명 한 명 쳐낸 것밖에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조 의원은 비박계 공천 탈락자들이 탈당, '무소속 연대'를 꾸릴 가능성에 대해 "지금까지처럼 공관위나 당 지도부, 권력이 옳지 않은 일을 하고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당원들을 배신감 느끼게 하는 행동을 계속 한다면 그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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