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년 만에 SK그룹 지주사인 SK의 등기이사 자리에 복귀했다.
SK는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린동에 위치한 SK빌딩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최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의 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날 출석한 주주는 의결권을 가진 주주의 총 89.3%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조대식 SK사장은 이날 주총에서 "최 사내이사 후보는 다양한 사업경험과 지식,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며 "최근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경영환경 하에서 회사가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최 후보의 경영능력과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지난 2003년 분식회계 혐의로 7개월간 수감됐고, 이후 2013년 횡령 혐의로 구속돼 이듬해 징역 4년을 확정 받은 바 있다. 당시 최 회장은 모든 계열사에서 물러났지만, 지난해 8월 광복절 특사로 사면을 받으며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이후 SK는 지난달 25일 이사회를 통해 최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를 결정했다. 총수의 등기이사 복귀를 통해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경영활동을 본격화함으로서 그룹을 포함한 자회사들의 기업 가치를 실질적으로 높이겠다는 취지에서다.
이날 주총에 앞서 SK의 주요주주인 국민연금(지분율 8.58%)은 최 회장의 형사처벌 전력을 이유로 등기이사 선임에 반대 의사를 나타낼 방침을 세우는가 하면,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도 외국인 주주들에게 선임 반대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주총에서는 주주들의 반발없이 일사천리로 진행, 약 20분만에 속전속결로 마무리되면서 최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는 예정대로 이뤄졌다.
◆최 회장, SK 이사회 의장도 맡아…'그림자 경영 NO'
최 회장이 등기이사 자리에 오르면서 SK가 차기 주력 사업으로 선정한 ICT와 바이오·에너지사업은 물론,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과감한 M&A 등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SK는 올 초 차세대 미래 성장동력으로 신(新) 에너지 분야를 선정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방침을 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신에너지 분야에 대한 역량 강화 및 그룹의 장점인 ICT와 에너지, 물류 등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융·복합 사업이 집중 육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과감한 M&A 등 회사 발전의 큰 그림 구상을 위한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최 회장은 이날 주총 이후 열리는 SK 이사회 결의를 통해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현 이사회 의장은 조대식 SK 사장이다. 최 회장은 SK의 이사회 의장 및 대표이사를 겸하게 되면서 '책임경영'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SK관계자는 "최 회장은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 직접 참여해 함께 안건을 결정하고, 결정된 사안에 대한 책임도 지는 것을 경영진의 의무라고 보고 있다"면서 "앞으로 SK의 기업가치 제고와 국가경제 기여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경영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은기자 eun06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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