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폭탄 돌리기'. 새누리당 유승민(3선·대구 동구을) 의원 공천 문제를 정치권에선 이렇게 칭한다.
지루하게 이어지던 폭탄 돌리기도 이제 끝이 보인다. 새누리당이 22일 공직자후보추천관리위원회와 최고위원회의를 잇달아 열고 유 의원 공천 여부를 결정한다.
유 의원 공천 문제는 새누리당 공천 갈등의 핵심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로 낙인찍은 유 의원에 대해 친박계는 일찌감치 공천 배제를 결정했다.
다만 비박계의 반발과 수도권 등 전체 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 발표를 미루며 유 의원에 거취 결정을 압박하고 있다.
친박계 핵심인 홍문종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공천이 시작되면서 공관위원들이 유 의원에게 '공천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그널을 보낸 것 같다"면서 "(유 의원이) 당과 나는 정체성이 다르니 당당하게 무소속으로 심판받겠다고 말하는 게 제대로 된 리더가 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공관위가 유 의원 공천 발표를 미루고 있는 데 대해서는 "공관위로서는 유 의원을 최대한 예우하는 것이고 그나마 애정의 표시"라고 주장했다.
이한구 공관위원장도 지난 20일 밤 공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유 의원의 자진 사퇴를 기다리는가'라는 질문에 "나는 (사퇴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 게 서로 간에 좋다. 부작용을 최소화하는…(방법)"이라고 말했다.
공관위는 22일 오전 10시부터 전체회의를 열어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을 확정한 뒤 유 의원 공천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전날로 경선 시한이 지나 선택지는 단수추천, 무공천 두 가지 뿐이다.
무공천은 '유승민 쳐내기'라는 역풍을 피하기 위한 방안으로 거론되지만 공관위 내부에서 조차 부정적이다. 공관위원인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은 TBS 라디오에서 "책임정당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단수추천이다. 공관위가 이재만 전 대구동구청장을 단수추천함으로써 유 의원을 컷오프 할 경우 유 의원은 곧바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무소속 출마를 위해선 23일까지 당적을 정리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유 의원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도록 마지막까지 공천 여부를 발표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밤 9시로 예정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유 의원 공천 문제를 비롯해 김무성 대표가 보류시킨 서울 은평을(유재길)·서울 송파을(유영하)·대구 동갑(정종섭)·경기 분당갑(권혁세)·대구 달성(추경호) 등도 재논의될 예정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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