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새누리당 공천의 핵심인 대구 동을의 유승민 의원의 공천을 둘러싸고 공천관리위원회와 유 의원이 자진 사퇴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와 친박계는 자진 사퇴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유 의원은 묵묵부답이다. 후보 등록기간인 24일이 되면 무소속 출마가 무산되기 때문에 사실상 시한이 다가왔음에도 양측의 힘겨루기는 계속되고 있다.
공천이 비박계와 유승민계에 대한 공천학살이라는 비판이 일면서 역풍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유 의원의 공천 여부가 중요한 기로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유 의원 자진 사퇴를 기다리는가'라는 질문에 "그런 것이 서로 간에 좋다.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친박계 핵심인 홍문종 의원도 CBS 라디오에서 "공천이 시작되면서 공관위원들이 유 의원에게 '공천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그널을 보낸 것 같다"면서 "(유 의원이) 당과 나는 정체성이 다르니 당당하게 무소속으로 심판받겠다고 말하는 게 제대로 된 리더가 되는 방법"이라고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홍 의원은 공관위가 유 의원 공천 발표를 미루고 있는 데 대해서는 "공관위로서는 유 의원을 최대한 예우하는 것이고 그나마 애정의 표시"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 의원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유승민계로 대구 서구에서 진박 후보인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꺾고 공천을 받은 김상훈 의원이 SBS 라디오에 출연해 "출마를 포기할 것 같았으면 진작 포기를 했을 것인데 지금은 그럴 것 같지 않다"고 무소속 출마를 예측하는 정도다.
김 의원은 유 의원의 선택 시기에 대해 "23일이 새누리당의 공천자대회이기 때문에 분수령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친박 후보 잇따라 경선 탈락, 劉 컷오프시 파문 확산
이같은 양측의 갈등은 유 의원 무소속 출마의 명분 때문이다. 새누리당 공천의 후폭풍은 적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는 대구에서 진박 6인방 중 대구 서구에 나선 윤두현 후보가 유승민계 김상훈 의원에 패배했고, 북갑의 하춘수 후보도 현역 권은희 의원이 컷오프 됐음에도 결선 투표에 오르지 못했다.
박근혜 정권의 신데렐라로 꼽혔던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서울 서초갑에서 유승민계인 이혜훈 전 의원과의 경선에서 패배했고, 경남 사천·남해·하동에 나선 최상화 전 청와대 춘추관장, 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의 전광삼 전 청와대 춘추관장, 경기 의왕·과천의 최형두 전 홍보기획비서관도 경선에서 패배하는 등 친박 후보들도 잇따라 탈락했다.
이후에도 김행 전 청와대 대변인과 친박계 강석훈 의원이 탈락하는 등 공천 역풍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유승민 의원을 컷오프하면 역풍은 태풍이 되어 새누리당을 휩쓸 수도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새누리당은 공천의 핵심인 유 의원의 자진 사퇴를 통해 후폭풍을 최소화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유 의원도 당에서 탄압을 받아 밀려나는 모양새를 띄려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지율이 절대적인 대구에서 시간이 갈수록 무소속 후보가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누리당도 유 의원도 결정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공당인 새누리당이 유 의원의 공천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 것 자체에 대한 비판 여론도 있는 상황에서 여당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여의도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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