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상훈기자] 창조경제의 롤모델로 잘 알려진 요즈마그룹의 '요즈마캠퍼스'가 창조경제밸리의 핵심거점이 될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 입주해 국내 스타트업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창업국가로 손꼽히는 이스라엘의 기업이 국내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활동을 시작한 최초의 사례인만큼 벤처업계의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갈 에를리히 요즈마그룹 회장은 22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열린 요즈마캠퍼스 개소식을 통해 "우리는 리스크를 감수하고 과감히 인큐베이터에 투자하기로 했다. 리스크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라며 "미래에 반드시 성공으로 돌아올 것이라 믿는다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에를리히 회장은 이날 요즈마캠퍼스와 함께 국내 스타트업 육성에 나설 다수의 글로벌 벤처캐피탈(VC)입주 소식과 함께 이날이 이스라엘과 한국의 글로벌 협력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조경제 롤모델, 판교 입성
요즈마캠퍼스는 요즈마 그룹의 네트워크와 이스라엘 후츠파(도전) 정신을 기반으로 하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육성기관)다.
1993년 이스라엘에서 출범한 요즈마그룹은 현재까지 20여개가 넘는 회사를 나스닥에 상장시키거나 글로벌 기업에 매각했다.
요즈마그룹이 출범한 요즈마 펀드는 이스레일 초기 벤처들에 투자해 10개 펀드 중 6개 펀드에서 100%가 넘는 수익률(IRR)을 달성했으며 최고 123%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요즈마펀드는 1997년 첫 민영화로 출범 당시 1억달러(1천150억원) 규모로 시작해 현재 40억달러(4조6천2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현재 전세계 벤처펀드의 35%가 이스라엘로 유입될 정도로 요즈마펀드가 벤처업계에서 갖고 있는 비중은 크다.
이스라엘은 전세계에서 미국과 중국 다음으로 나스닥에 가장 많이 상장한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요즈마그룹 한국 법인은 지난 2014년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해 왔다. 요즈마캠퍼스에는 국내 가상현실(VR) 콘텐츠 기업 제이더블유네스트를 비롯해 10개 스타트업과 함께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 입주했다.
특히 요즈마그룹은 국내 헬스케어 분야에도 높은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스라엘 헬스케어 기업 바이오센스는 창업 초기에 요즈마그룹으로부터 100만달러 투자를 받고 4년 뒤 존슨앤드존슨에 투자금의 30배 수준인 4억3천만달러에 매각하기도 했으며 이스라엘 의료장비 업체인 인스텐트는 나스닥에 상장시킨 바 있다.
국내에서도 중국 국영 펀드 ISPC와 함께 6천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ICT 융합,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에 각각 2천억원씩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내비쳤다.
◆글로벌 벤처캐피탈도 판교로 속속
이같은 요즈마그룹이 우리나라 정부, 지자체와 함께 손을 잡고 판교에 입성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글로벌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국내 스타트업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에를리히 회장은 "한국에는 백조인 줄 모르는 미운오리새끼 같은 스타트업이 많다"며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지 못한 기업이 부지기수"라며 한국 스타트업이 높은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역설했다.
요즈마그룹과 손잡은 중국 국영 펀드 ISPC를 비롯해 미국 투자회사 클리어 브룩, 영국 투자회사 브라이트스타 파트너스, 이스라엘 투자회사 에이나브 에셋도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 둥지를 틀었다.
이들 역시 에를리히 회장이 말한대로 국내 스타트업이 갖고 있는 높은 잠재력과 미래를 바라봤다는 것.
국내에서는 하나금융그룹이 요즈마그룹과 함께 요즈마캠퍼스에 입주할 신생 벤처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과 경영컨설팅을 제공하게 된다.
이원제 요즈마그룹코리아 법인장은 "요즈마캠퍼스는 '글로벌 스타트업'이 입주해야 한다는 방침 아래 전세계 글로벌 벤처기업과 투자사들이 이곳에 입주할 수 있도록 설득했다"며 "한국의 스타트업은 해외에서라면 정말 가치가 높았을텐데 유독 평가절하된 기업들이 많았기 때문에 설득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요즈마그룹은 이날 요즈마브릿지 출범 소식도 함께 발표했다.
요즈마브릿지는 인터넷상에서 스타트업의 관심사, 섹터, 기술기반을 등록했을 경우 이를 빅데이터 알고리즘을 통해 스타트업이 필요한 멘토와 정보를 제공하는 합작 법인이다.
향후 요즈마브릿지는 요즈마캠퍼스 뿐만 아니라 전국을 대상으로 우수한 스타트업 발굴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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