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한국의 콘텐츠산업이 중국 문화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성장기회를 얻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23일 대우증권은 "이제 거의 모든 산업에서 중국이 주인공이 되어가는데, 미디어 콘텐츠 산업에서도 당연한 상황이 되고 있다"며 이 같이 진단했다.
대우증권 문지현 애널리스트는 "작년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3차 서비스 산업의 기여도가 과반을 넘어서기 시작했다"며 "이는 글로벌 시장의 주도주가 바뀌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중국 영화 박스오피스 시장은 조사기관의 예상치를 뛰어넘으면서 초고속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과거 미국은 1인당 GDP가 4천달러에서 2만달러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문화소비 지출이 고성장했다는 점을 거론했다. 중국은 현재 1인당 GDP가 8천달러 수준으로 문화 소비의 고성장이 가능한 구간에 이미 진입했다는 판단이다.
그는 아울러 중국정부가 국민경제의 기간산업으로 문화산업 육성에 나섰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중국정부는 지난 2015년 11월 '13.5계획 건의문'을 통해 "문화 산업을 국민경제의 기간(支柱) 산업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명확히 언급했다. 중국정부는 5개년 단위로 계획을 세우는데, 13.5계획은 13번째 5개년 계획으로 기간은 2016~2020년에 해당한다.
지난 16일 폐막한 중국의 핵심 정치 이벤트인 양회에서도 오는 2020년까지 GDP 대비 문화산업의 비중을 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전한 바 있다. 지난 2014년말의 문화산업 비중인 3.76%보다 두 배쯤 키울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중국 문화인프라 완성국면…콘텐츠 투자 단계로 전환
문 애널리스트는 "중국에서 문화시장의 인프라는 완성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으며, 이제 콘텐츠 투자 단계로 전환중"이라고 평가했다.
영화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 건설 붐이 일어나면서, 스크린수가 팽창하고 있고, 3~4선 지방 도시의 박스오피스 성장률도 치솟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디지털 영상 콘텐츠의 인프라에 해당하는 인터넷 보급률은 작년에 이미 50%를 상회했고, 모바일 LTE 침투율도 올해 50%를 웃돌 것으로 관측했다. 이제 중국인들도 옴니채널(어떤 채널에서든 같은 곳을 이용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한 쇼핑 환경)로 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됐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의 오프라인/온라인/모바일 인프라와 플랫폼을 보유한 기업들은 각자 영상 콘텐츠 투자와 제작에 뛰어드는 상황이며, 중국 현지 사업을 확대하는 한국 콘텐츠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문 애널리스트는 전했다. 동시에 한국에 유입되는 중국의 자본, 즉 인수/합병(M&A)건도 현저히 늘어나고 있다는 상황으로, 이제 인프라와 플랫폼을 구축하는 기간을 지나, 활력 있는 생태계를 구성할 마지막 요소인 ‘콘텐츠’에 주목하는 시기가 도래했다는 분석이다.
문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중국의 문화 시장 성장은 한국에도 기회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풀이했다. 이를 감안해 포화된 국내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생존 기술을 습득하고 콘텐츠 경쟁력을 보유한 상위사들의 행보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그는 "중국 기업들이 이미 현지의 인프라와 플랫폼 기반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기업이 지속 사업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지식재산권(IP) 확보가 중요하다"고 봤다. 가치사슬(밸류체인)을 확대하고, 콘텐츠 기획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이어 "중국은 이제 벤치마킹의 대상으로도 변모하고 있다"며 "오히려 중국의 제작 환경이나 사업 모델 등이 국내에 도입되면서 산업 구도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상황으로, 영상 콘텐츠 제작 기업은 영업 환경의 불확실성이 감소되면서 기업가치가 향상될 수 있는 기회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문화시장 성장과 관련한 미디어 콘텐츠업종의 최선호주로는 CJ E&M과 쇼박스를, 관심종목으로는 SBS, 제이콘텐트리, NEW, 덱스터를 제시했다.
문 애널리스트는 "올해부터 한국 주요 콘텐츠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 단 건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일정한 라인업을 형성하며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있다"며 "성장의 기회가 열리면서 실적과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수준)이 모두 개선될 수 있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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