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새누리당이 격렬했던 공천 갈등을 봉합하면서 여야가 모두 본격적인 총선 경쟁에 돌입하게 됐다. 총선 가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각 당의 대표주자들이 모두 총력전을 펼치게 된다.
총선에서 승리한 정당의 대선주자는 그 힘을 바탕으로 대선을 향해 갈 가능성이 크지만, 패배한 주자들은 상처를 입고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새누리당의 제1주자는 김무성 대표다. 김 대표는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서 상당한 상처를 입었다. 당초부터 공언했던 상향식 공천을 친박계가 중심이 된 최고위원회와 공천관리위원회 속에서 지키지 못하면서 상처를 입었다.
김 대표는 상향식 공천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하며 유승민 의원의 대구 동을을 비롯한 5개 지역의 공천을 승인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대구 동갑과 대구 달성의 공천은 의결했다. 총선 승리를 위해 시급한 당의 갈등 정리가 필요했지만, 이 지역을 의결한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했다.
결국 김 대표는 친박계를 향한 자신의 주요 결단에 대해 30시간을 넘기지 못한다는 인식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김 대표는 이번 공천 갈등에서 자신의 계파는 지켜냈지만, 총선 이후 다수를 점할 친박계와는 돌이킬 수 없는 사이가 돼 총선 이후 대선 경선을 넘을지 미지수인 상황이 됐다. 비박계 역시 김 대표에 대해 공천 과정에서 친박계의 전횡을 제어하지 못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결국 김 대표는 총선 과정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며 대선주자로서의 자신을 입증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됐다.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서 가장 주목받은 이는 유승민 의원이다. 유 의원은 이번 총선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대립하는 정치인으로 전국적 지목을 받았다. 그러나 유 의원은 총선 공천 과정에서 대부분 자신의 측근들이 컷오프됐고, 본인 역시 막판까지 공천을 받지 못해 결국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새누리당이 자신의 지역인 대구 동을을 무공천해 유 의원이 생환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자신의 측근들까지 돌아올 수 있느냐다. 유 의원이 본인은 물론이고 측근들까지 당선시킨다면 현 대구 맹주인 박근혜 대통령을 넘어 차기 대구 맹주로 인정받게 된다.
그러나 측근들이 진박 후보들과의 경쟁에서 낙선한다면 대선주자로서의 유 의원의 날개는 사실상 꺾이게 된다.
◆야권 대표주자 文·安, 총선 결과에 따라 상처 불가피
더불어민주당 제1주자는 문재인 전 대표다. 문 전 대표는 이미 당 대표 직에서 물러난 데다 이번 총선에서 출마하지는 않기 때문에 책임론에서는 다소 물러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문 전 대표는 총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물러설 수 없다. 실제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정체성 논란, 셀프 공천 논란 과정에서 주류의 비판에도 문 전 대표는 김종인 대표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줬다.
문 전 대표는 이번 총선 과정에서 부산 등을 돌며 총선 승리를 위해 나설 계획이다. 문 전 대표는 지난 25일부터 강원도 원주시를 찾아 송기헌·권성중 예비후보와 함께 중앙시장을 돌며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문 전 대표의 지원으로 어려운 상황인 부산·경남과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충청, 강원도 등에서 유리한 결과를 낸다면 더 강력한 야권의 대선주자로 돌아오게 된다. 그러나 야권 분열 속에서 더민주가 패배한다면 문 전 대표는 김종인 대표에 대한 야권 지지층의 의구심과 함께 책임론도 나눠 맡을 수밖에 없게 됐다.
4.13 총선 결과가 위상을 결정하는 또 하나의 야권 대선주자는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대표다. 안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와 주류들을 강력히 비판하며 국민의당을 창당, 4.13 총선에서 최초로 국민의 검증을 받게 됐다.
더욱이 안 대표는 당내 반발에도 더민주와의 통합은 물론이고 야권연대에도 동의하지 않았다. 총선에서 패배시 야권 분열의 책임까지 받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안 대표는 자신의 지역인 노원 병에서도 새누리당 이준석 후보와 박빙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안 대표는 이준석 후보와의 경쟁에서 승리함은 물론이고 국민의당 후보들의 승리에도 나서야 한다. 본인이 승리해도 국민의당 후보가 패배하면 책임론과 함께 상처를 받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일각에서 우려했던 야권 분열로 인한 수도권 패배가 현실화되면 야권 지지층으로부터 책임론을 받게 될 전망이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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