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더불어민주당이 4.13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당과 연대를 기대하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 당 대 당 연대가 무산된 데 이어 후보 간 연대도 물 건너 갈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지난 주말 호남을 방문한 자리에서 국민의당을 맹비난했고, 국민의당은 당과 상의 없는 후보 간 단일화에 대해 제명 등 강력한 징계 조치를 취하겠다고 예고하는 등 양측 간 감정의 골만 깊어지는 모양새다.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민주 중앙선거대책위원장단회의에서는 현재와 같은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 하에서 총선이 치러질 경우 선거 패배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의 경우 전체 122개 지역구 가운데 110곳에 2개 이상의 야당이 동시에 후보를 냈다. 이대로 선거가 치러지면 새누리당에 어부지리 승리를 안겨줄 가능성이 있다.
이재경 선대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수도권에 일여다야 지역이 많아 후보들의 걱정과 우려가 많다"며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안겨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데 국민의당이 연대를 거부하는 부분에 대해 여러 분들이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특히 한 참석자는 "제명, 정치 퇴출 이야기를 할 정도로 (야권 연대를 반대) 하는 것은 안철수가 총선에는 관심 없고 대선에만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 아니냐"고 말할 정도였다.
이 대변인은 "지역 단위에서 연대하고자 하는 후보들의 움직임이 많은데 예컨대 김포 지역의 경우 우리 당 후보 2명이 연대하자는 기자회견을 열자 마자 국민의당 후보들이 걷어찼다"며 "지역 단위에서 후보 간 (연대) 노력 자체를 봉쇄하는 건 야당사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마포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이번 총선은 총선도 연대 없이는 자신 없다는 무능한 야당을 대체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며 야권 연대 불가 방침을 분명히 했다.
안 대표는 "우리 당 후보들은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 가시밭길을 마다 않고 나선 분들이지 누구에게 표를 보태거나 누구를 떨어뜨리기 위해 출마한 분들이 아니다"라며 "참담한 야당의 현실을 넘어 희망을 만들어 나가려는 국민의당의 앞길을 막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규태 전략홍보본부장도 전날 브리핑에서 "당과 일절 협의 없이 단일화를 이유로 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분이 현재 4명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당에서 제명하는 것은 물론 만약 국민의당 후보 공천을 방해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그런 행동을 벌였다면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지 법률팀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양측 간 연대 논의가 시작되기는 커녕 연일 신경전만 고조되고 있어 투표용지 인쇄가 끝나는 다음달 4일 전 후보 단일화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투표용지 인쇄 후에는 단일화가 이뤄지더라도 사퇴한 후보 이름 옆 '사퇴' 표기가 불가능해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