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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은 총재 "올해 성장률 3% 밑돌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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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양적완화? 구조조정 문제 등에 적극적 역할 하란 것으로 이해"

[이혜경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를 밑돌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올해 초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로 제시했으나, 예상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전날 새누리당에서 나온 '한국형 양적완화' 정책 관련 공약에 대해서는 "구조조정과 가계부채 등의 문제에 한국은행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라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

이 총재는 30일 취임 2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출입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지난 1~2월에 수출부진이 지속됐고 내수회복세가 둔화되면서 1분기 성장세가 연초에 예상했던 것보다 다소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들어 국제유가가 반등하고 소비심리도 조금 개선되는 등 일부 긍정적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긴 하지만 최근 대내외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올해 성장률은 연초에 전망했더 3%를 다소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이어 "2분기 이후 성장경로가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에 대해서는 여러 경제지표들을 좀 더 면밀히 짚어본 후에 다음 달 수정 경제전망에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은 지난 1월 14일에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예상한 바 있다. 작년 10월에 제시한 전망치 3.2%보다는 0.2%p 내린 수치다.

지난 29일 여당인 새누리당의 강봉균 공동선대위원장이 총선공약으로 언급한 '한국판 양적완화(국공채 등을 사들여 시중에 돈을 푸는 방식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대해 이 총재는 "구조조정, 가계부채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국은행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는 취지로 이해하고 있다. 중앙은행이 특정 정당의 공약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한국은행은 경제 활력 회복과 구조조정 뒷받침에 나름의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 28일 4명의 신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의 명단이 발표된 후, 이들의 성향이 대체로 비둘기파(물가 안정보다는 경제성장 선호. 금리 인하 친화적이라는 뜻)라는 시장의 시각에 대해서는 "(금통위원들에 대한) 섣부른 성향 추측은 유의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언론에서는 추천기관과 위원들의 과거 발언 등으로 성향을 추측하는데, 그동안의 경험으로 보면 금통위원들은 추천기관과 무관하게 의사결정을 한다"며 "통화정책은 데이터 디펜던트(Data Dependent: 자료 수치에 근거해 의사결정)이고, 상황에 따라 의견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 "취임 후 우리 경제 계속 어려웠다"

한편, 지난 2014년 4월1일에 취임한 이 총재는 "세월호 사고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국제유가 급락,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제불안, 북한 리스크 등 예기치 못한 충격들이 연이어 발생했고 금융·외환시장도 이에 따라 수시로 불안정 등이 이어지며 취임 후 우리 경제는 계속 어려웠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이어 "한국은행은 이러한 대내외 여건변화에 대처해 통화정책 기조를 경제상황에 가장 적합한 수준으로 조정 또는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저성장·저물가가 지속됐다"며 "다만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와 충분한 외환보유고 등에 힘입어 국가신용등급이 사상 최고수준으로 상향조정된 것은 긍정적 성과"라고 평가했다.

또한 "경기 활성화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정책을 실시하라는 요구가 끊임없이 제기됐다"며 "특히 통화정책 관련해 주요 선진국들이 양적완화나 마이너스금리 정책을 시행하는 것을 보면서 한국은행도 완화기조를 과감하게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았는데, 우리나라 경제상황은 이들 국가들과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정책을 운영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경제의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이들 국가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 경제상황이 부합되는 기준금리 수준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또 기축통화국인 이들 국가들과 달리 우리는 정책기조 완화시 자본유출 위험을 고려해야 했고, 지난 1~2월처럼 국제금융시장이 매우 불안할 때는 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 상황을 풀이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의 통화정책 운용방향도 지난 3월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 때 전했던 입장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며 "국내외 금융·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가면서 경기회복세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고, 그 과정에서 금융안정에도 유의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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