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롯데주류의 '클라우드'가 어느새 출시 2주년을 앞두고 있다. 지난 2014년 4월 출시된 '클라우드'는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양분하던 기존 맥주 시장에서 약진하며 맥주 '삼국시대'를 열었다.
'클라우드'는 풍성하고 진한 맛으로 맥주 마니아층을 빠르게 흡수하며 시장 점유율 5%대 안착에도 성공했다. 또 지난해 3월에는 맥주 생산량 확대를 위해 약 6천억 원을 들여 충주2공장 건립에 들어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수입 맥주의 진입 공세 등의 우려로 2공장 건립은 무리한 투자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심지어 한 기업의 사내정보망에 2공장 공사 중단을 골자로 한 내용이 나돌기도 했다. 결국 지난해 말에는 공장 건립이 중단됐다는 말이 업계 사이에서 확산됐다.
◆롯데주류 "충주2공장 준공 문제없어"
그러나 지난달 중순 찾은 롯데주류 충주 2공장 건설 현장은 이런 말이 무색할 정도로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곳곳에서는 건축자재를 옮기는 현장 근로자들이 눈에 띄었고 입구에는 3층 높이의 견학동을 비롯해 여러 건물이 순조롭게 지어지고 있었다.
또 건설 현장에서는 맥주를 보관할 수 있는 맥주 보관용 탱크가 들어선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더불어 롯데주류는 충주 2공장 완공을 대비해 근로자를 충원하고 교육도 진행하고 있었다.
롯데주류 충주공장에서 만난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 양조팀 허정석 수석은 "충주 2공장의 기계 설비는 1공장과 동일하지는 않다"며 "1공장의 설비는 독일 크로네스사의 제품이고 2공장의 설비는 다른 회사의 기계가 설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제2공장 건설공사 중단 의혹에 대해서는 "공사가 중단됐다거나 연기됐다는 행간의 우려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며 "공사 과정에서 계절적인 요인 등 다양한 변수에 의해 잠시 중단된 것이 와전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공장 완공률은 20%로, 올해 말까지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말 완공 후 내년 상반기부터 맥주 시장은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상반기 본격적인 맥주시장 경쟁 예고
충북 충주시 주덕읍 메가폴리스(신산업단지) 13블록에 위치한 롯데주류 충주 2공장은 32만8천959㎡ 부지에 연간 20만㎘ 생산이 가능한 규모로 지어진다. 이는 현재 10만㎘를 생산하고 있는 1공장보다 2배 더 큰 규모로, 모든 공사가 완료되면 롯데주류는 연간 최대 30만㎘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부터 국내 맥주 시장의 '삼파전'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롯데주류는 제한된 생산력에 따라 물량이 부족해 맥주 점유율을 크게 확장하지 못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공장 증설로 늘어난 물량을 바탕으로 지방 등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시장을 공략할 경우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그동안 맥주 생산량이 부족하다 보니 유통망 확대에 제한이 있었다"며 "2공장 건립 이후에는 크게 늘어난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15% 가량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주류는 충주 2공장이 완공되면 신제품도 출시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롯데주류는 지난해 '클라우드 프리미어', '클라우드 마스터', '클라우드 프리미엄몰츠'라는 상표를 출원하기도 했다. 또 일각에서는 롯데주류가 맥주 점유율을 끌어 올리기 위해 도수를 낮추고 목 넘김이 좋은 라거 형태의 맥주를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상표명을 등록하는 것은 업계에서 흔히 있는 일"이라며 "2공장 증설로 생산능력이 늘어나기 때문에 뭔가 새로운 게 나올 것이라고 보여지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새로운 맥주를 출시하는 것은 수많은 가능성 중 하나"라며 "아직 확정된 신제품 출시 계획은 없는 상태로, 언제 어떤 콘셉트로 출시 될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더 깊고 진한 맛의 '클라우드'로 승부수
충주 2공장 공사현장에서 빠져나와 차로 5~10분 정도 이동하자 현재 '클라우드'를 생산하고 있는 충주 1공장이 나타났다. 차에서 내려 공장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알싸하면서도 구수한 냄새가 코끝으로 풍겨왔다. 어릴 적 어머니가 집에서 식혜를 만드실 때 나는 냄새와 비슷했다.
양조동에 들어서자 뜨거운 공기가 몸을 감쌌다. 발아한 보리인 맥아의 천연 효소를 활용해 맥즙을 만드는 당화솥, 맥즙에 홉을 넣어 끓이는 자비솥 등 지름 4~6m짜리 독일산 첨단 설비들이 열기를 내뿜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공장 뒤편으로는 16만 리터의 발효·저장탱크 30여 개가 우뚝 솟아 있었다. 맥주는 원료인 맥즙을 제조하는 '담금과정'과 생성된 맥즙이 효모와 섞여 7~12일간 '발효과정'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클라우드의 제조 과정 중 가장 큰 특징은 '오리지널 그래비티(Original Gravity) 공법'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비가수(非加水) 방식'으로 불리는 이 공법은 발효된 맥주 원액에 물을 첨가하지 않고 발효된 맥즙 상태 그대로 병에 담는 방식이다.
또 롯데주류는 클라우드만의 그윽한 풍미를 내기 위해 독일과 체코산 노블홉을 사용하고 있다. 100% 맥아만 사용하고 고품질 홉을 통해 맥주만의 '깊고 강한 맛'으로 승부수를 보겠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허 수석은 "최첨단 기술로 지어질 제2공장에서 더 깊은 맛의 맥주를 생산해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것"이라며 "어떤 외국인이 와서 마셔도 맛있다고 생각하는 국내 최고의 맥주를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이영웅 수습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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