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의 최강자는 아마존웹서비스(AWS)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렇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IBM도 이 시장에선 고작 10년이 된 AWS보다 뒤진 3위 사업자일 뿐이다. 성장세가 빠르다고는 하지만 2위인 마이크로소프트(MS)보다 처져 있다. 최근엔 구글까지 치고 나온다.
그러나 IBM은 "결국 클라우드 시장의 최종 승자는 IBM이 될 것"이라고 어느 기업보다 자신하고 있다. 불과 2년 반 전 클라우드 사업에 뛰어든 IBM이 이처럼 승리를 장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한국IBM 본사에서 기자와 만난 IBM 아시아 태평양 지역 아쉬시 쿠마르 클라우드 부문 부사장은 "장기적 싸움에서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며 "업계 1위 사업자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가 IBM의 1위 등극을 확신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키워드로 압축됐다. 바로 '대기업(enterprise)'과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프라이빗과 퍼블릭 클라우드를 혼용하는 것을 뜻한다.
먼저 IBM은 경쟁사들과 달리 스타트업보다 대기업 시장에 집중하고 있고 이 시장만큼은 IBM을 따라올 곳이 없다는 것. 대기업 시장을 IBM만큼 잘 이해하고 있는 곳은 없다는 강한 자신감이 깔렸다.
그는 "IBM이 지난 104년 동안 항상 주력했던 대상은 대기업 고객들이었다"며 "우리가 추구하는 건 이 시장에서 클라우드 리더십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IBM 클라우드 사업 수익은 100억 달러(한화 11조5천억원)를 넘어섰다. IBM 내에서도 빠르게 성장하는 사업 분야다.
다음은 시장 예측이다. IBM은 클라우드 시장이 결국 하이브리드 시장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고 투자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업무마다 적합한 클라우드의 형태가 있기 때문에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도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강점인 폭넓은 제품 포트폴리오도 이에 맞춰 미래지향적으로 짜고 있다. 동영상 사업이 대표적인 예다. IBM은 앞으로 클라우드 데이터의 대부분이 동영상이 될 것이라 보고 동영상 클라우드 사업부를 신설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 사이에는 유스트림(Ustream), 클리어립(Clearleap), 클레버세이프(CleverSafe) 3곳을 인수했다.
그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거쳐가는 시장이 아니라 기업이 가야 하는 도착점이자 종결점"이라며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10개 기업 가운데 7개 기업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도입할 것으로 예측했고 최근엔 8개로 높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IBM이 지난해 체결한 1억 달러 이상 거래(deal) 70개 중 70%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와 관련된 것이었다.
그는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서는 AWS, MS에 이은 3위가 맞지만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장에선 이미 우리가 1위"라고 말했다.
그는 '왓슨(Watson)'으로 대변되는 인지컴퓨팅 역량을 IBM 클라우드의 차별화 요소로 꼽았다. 그는 "30개의 왓슨 서비스가 IBM 클라우드를 통해서만 제공된다"며 "특히 대기업 입장에서 대단히 큰 장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IBM은 개발자들이 클라우드 사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중요한 토대라는 판단 아래 IBM 클라우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많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더 큰 의미를 갖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개발자들이 IBM 클라우드를 본격적으로 수용하고 있다"며 "플랫폼 서비스(PaaS) 블루믹스는 발표된 지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이미 100만 명의 개발자가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블루믹스 외 애플의 모바일 앱 개발언어인 '스위프트'를 IBM 클라우드와 연동시킨 것도 개발자 입장에서 큰 장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그는 평가했다.
그는 "개발자 숫자로만 보면 아태 지역이 전 세계 어느 지역보다 많다"며 "단일 국가로 치면 향후 2년 내 개발자 숫자에서 미국을 따라잡게 될 것이라는 조사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 집중하기 위해 SK주식회사 C&C와 파트너십을 맺고 하반기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도 설립하기로 했다. 현재 IBM은 16개 국가에 걸쳐 46개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IBM의 폭넓은 포트폴리오에 기반한 장점과 SK가 한국 시장에서 갖고 있는 시스템통합(SI) 기업으로서 역량을 잘 결합시켜 시장 요구에 효과적으로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클라우드가 단순히 비용 절감을 넘어 혁신을 위한 플랫폼, 비즈니스 가치를 위한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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