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야권의 대선주자 1위인 문재인 전 대표가 자신을 향한 호남 거부감에 정면으로 승부수를 던져 호남 민심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문 전 대표는 지난 8일 1박 2일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해 5.18 묘지를 방문한 후 "저에 대한 여러분의 실망과 섭섭함에도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여러분의 애정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그 애정에도 불구하고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시겠다면, 저는 미련 없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겠다.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승부수를 던졌다.
총선을 불과 5일 앞둔 상황에서 야권의 제1 대선주자가 직접 나서 호남이 더민주 후보를 찍지 않는다면 대선을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문 전 대표는 호남 민심의 기본 요구가 정권 교체에 있는 만큼 이를 위해 더민주당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문 전 대표는 "호남이 손을 거둬들이지만 않는다면 정권교체 반드시 해낼 수 있다고 광주시민, 전남북 도민들께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며 "총선이 끝나면 곧바로 전당대회를 통해 더민주 지도부도 새롭게 선출된다. 물론 저는 앞으로도 당권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9일에도 그는 무등산 방문에서 "국민의당이 다당제를 이야기하는 것도 이해는 가지만 다당제는 제1당이 과반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전제"라며 "(국민의당은) 양당구도를 깬다면서 1당 구도를 만들어주는 것으로 호남에서 전략적 투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제1당을 더 강화시키고 제1야당의 힘을 줄이고 있는데 그러면서 제3당이 군소정당이 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호남의 지지율 상승을 바탕으로 국민의당이 수도권에서까지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 더민주로서는 호남에서의 국민의당 상승세를 막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고개 숙인 문재인 "호되게 꾸짖어달라", 이틀째 호남 행보
문 전 대표는 이번 호남 방문에서 광주 민심을 되돌리려는 모습을 곳곳에서 보였다. 전날 5.18 묘지를 찾은 자리에서는 무릎을 꿇고 참배를 하고, 수행원 없이 한시간 반 동안 묘비를 돌며 참배를 했다.
광주 시민들에는 시종일관 낮은 자세를 유지하며 시민들에게 "호되게 꾸짖어달라"고 사죄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더민주 국민통합위원장이 함께하며 힘을 실었다.
문 전 대표는 9일에도 호남 민심 수습 행보를 계속한다. 무등산을 등반한 이후 거부 여론이 높은 노년층 민심을 달래기 위해 경로당을 찾는다.
이후에는 전북 정읍을 찾아 하정렬 후보의 선거사무소를 방문한 후 전주 한옥마을과 전북대학교 앞에서 투표참여 캠페인을 한다. 이어 전북 김제의 김춘진 후보를 지원하고, 전북 익산의 한병도 후보의 선거사무소를 방문한다.
문 전 대표의 이번 승부수가 먹힌다면 호남에서의 국민의당 상승세가 꺾이면서 수도권으로 그 여파가 올라올 가능성이 크다. 다만 총선까지 남은 시간이 적어 문 전 대표 방문이 호남 민심을 바꿀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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