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넷마블게임즈가 도입한 맞춤형 개발 공정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국내 시장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둔 인기 모바일 게임이 해외 시장에서도 선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넷마블게임즈(대표 권영식)는 지난 7일 글로벌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 모바일 게임 '레이븐'을 '이블베인(EvilBane: Rise of Ravens)'이라는 제목으로 출시했다. 레이븐은 이달 초 넷마블몬스터에 합병된 넷마블에스티가 만든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으로 지난해 3월 출시 99일 만에 매출 1천억원을 기록한 흥행작이다.
레이븐은 넷마블게임즈가 글로벌 시장서 성과를 내기 위해 도입한 '콜라보레이션(협업)' 공정을 통해 나온 첫 게임이다. 이는 국내 흥행 게임을 그대로 해외에 론칭하지 않고 현지 시장에 특화된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넷마블 계열사끼리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것을 뜻한다.
가령 레이븐을 만든 넷마블에스티는 국내 콘텐츠 개발만 담당하고 있다. 레이븐의 글로벌 버전인 이블베인을 비롯해 오는 15일 넷이즈를 통해 출시되는 중국 버전의 경우 넷마블의 개발 자회사인 넷마블네오(대표 권영식)가 맡았다.
이러한 개발 과정에서 레이븐의 콘텐츠도 상당부분 바뀌었다. 지난 6일 출시된 이블베인은 글로벌 이용자들이 성장의 재미를 보다 빠르게 느낄 수 있도록 초반 밸런스를 조정, 빠른 성장을 유도했다. 또한 레이븐의 스토리가 전개되는 '왕궁' 콘텐츠의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동선을 조정했다. 게임 내 스토리를 중시하는 글로벌 이용자 성향에 맞춘 변화다.
콜라보레이션 개발은 국내와 글로벌 시장 대응을 한 곳에서 진행하는 일반 게임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구조다. 지난해 10월 넷마블게임즈가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 모바일 게임 '세븐나이츠' 역시 넷마블넥서스가 홀로 담당한 게임이다.
넷마블게임즈가 이같은 콜라보레이션 개발 공정을 도입한 이유는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은 지난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에서 서비스 하는 게임을 글로벌 시장에 내놓는데는 1년 이상이 걸리고 현지화도 쉽지 않다"며 "레이븐이 단순히 국내 흥행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이를 그대로 해외 시장에 내놓을 경우 그 성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동남아서 성과낸 레이븐…서구 시장서도 통할까
이같은 현지 맞춤형 개발 공정을 도입한 레이븐이 해외 거둘 성적표에 게임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모바일 앱분석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레이븐은 현재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이 게임은 현재 태국(4위)과 대만(5위) 싱가포르(9위) 애플 앱스토어에서 최고 매출 '톱10'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국 구글플레이에서도 매출순위 6위까지 기록했다. 이 기세를 이어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성과를 낼지 여부도 관건이다.
이블베인의 성적은 향후 넷마블게임즈가 거둘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임업계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한 넷마블게임즈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회사 측은 "지난해 한국서 큰 사랑을 받았던 레이븐이 최근 이블베인이라는 글로벌 타이틀로 출시돼 현재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며 "2016년은 넷마블의 글로벌 도약의 해로 더욱 노력해 전 세계 팬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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