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웅 이원갑 성지은기자] "이렇게 몸이 아파도, 비가와도 투표하는데 20대 국회는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20대 국회의원 총선거 투표일인 13일, 전국 253개 선거구에 설치된 1만3천837개 투표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투표소에서는 정해진 절차대로 투표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유권자들은 선거사무원에게 신분증을 제시한 뒤 투표용지를 배부 받아 기표소 내에서 자신이 원하는 후보와 정당에 투표했다.
◆각양각색 유권자, 바람은 '더 나은 정치'
오전 7시께 찾은 투표소에는 각양각색의 유권자들이 눈에 띄었다. 잠옷 차림으로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부터 출근길 짬을 내 들른 직장인, 한 손에는 우산 다른 한 손에는 지팡이를 짚고 힘겹게 발걸음을 옮기는 어르신들까지.
나이, 성별, 직업은 다르지만 이들 모두는 자신이 던진 한 표로 더 나은 정치, 더 나은 미래가 되길 희망하고 있었다.
출근길 경기도 오산 대원동 투표소를 찾은 김모(54·여)씨는 "오늘 공휴일이지만 회사에 출근해야 해 1시간 더 일찍 일어나 투표하러 왔다"며 "이번 국회의원들은 부디 싸우지 말고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이천 증포동 투표소에서 만난 자영업자 전모(52·남)씨도 "국회의원들 제발 싸움질 좀 하지 말고 올바른 정치로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서울 상계동 투표소에 나온 서모(78·남)씨는 "과거 국회의원은 당리당략에 따라 일해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며 "이번에는 국익을 위해 타협할 것은 하고 일치단결하는 모습을 보여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천에서 택시를 운행하는 강모(50대·남)씨는 "국회의원들이 이제는 공천 받으려고 눈치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고, 대학생인 김모(26·여)씨는 "친구들과 놀러가기로 해 일찍 투표하러 나왔다. 20대 국회에 기대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노인·장애인 일부 투표소서 불편 겪기도
일부 투표소에서는 노인, 장애인 등 몸이 다소 불편한 유권자들이 투표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천의 한 고등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증포동 투표소는 산 중턱에 위치한 탓에 경사가 심하다. 노인, 장애인들은 차량을 이용하지 않고서는 올라갈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경사로를 힘겹게 오르던 김모(81·여)씨는 "우리 같은 노인을 위해 좀 더 편리한 투표소로 안내해 주거나 편의시설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렇게 걸어 다닐 수 있으니 투표는 해야겠기에 나왔다"고 덧붙였다.
오산 원동초등학교에 마련된 대원동 투표소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학교 정문에는 시설 공사로 인해 입구 폭이 좁은 데다 차량이 즐비하게 주차돼 있어 휠체어를 탄 채 투표소를 찾은 이모(85·남)씨가 어려움을 겪었다.
이씨는 "우리 같은 노인들 그리고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장애인들은 같은 유권자가 아니냐"며 "이러한 기본적인 것들부터 지켜야만 보다 좋은 국가가 만들어지는 것 아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씨는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 겨우 투표할 수 있었다.
이영웅 이원갑 성지은기자 hero@i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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