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소셜커머스 3사가 지난 14일 지난해 실적을 일제히 공개한 가운데 위메프와 티몬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매출 순위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위메프가 지난해처럼 '쿠폰 할인액'을 매출에 포함해 집계하며 '매출 부풀리기'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또 다시 일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소셜커머스 3사가 공시한 실적을 보면 각 사별 지난해 매출은 쿠팡이 1조1천300억원, 위메프가 2천165억원, 티몬이 1천959억원으로, 이들의 매출 순위는 쿠팡, 위메프, 티몬 순이다.
쿠팡은 국내 이커머스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넘으며 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지만 문제는 2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 뒤치락하는 위메프와 티몬의 주장이 계속해서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티몬은 14일 저녁 실적 발표와 함께 위메프의 매출 집계 방식에 이의를 제기, '위메프의 매출 부풀리기 의혹'과 함께 또 다시 순위 논란의 불을 지폈다.
앞서 티몬은 작년 4월에도 위메프의 감사보고서상 매출 집계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위메프가 쿠폰할인금액 584억원 가량을 매출로 잡은 후 '판매촉진비'로 별도의 비용처리를 시켜 매출과 비용 모두 크게 잡히는 방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양측의 신경전 끝에 금감원은 질의 회신을 통해 위메프의 방식이 적절치 못하다고 판단했으며 결국 위메프는 실적 발표 3일 후 1천843억원이던 매출액을 정정해 1천259억원으로 다시 공시했다. 또 판매촉진비 역시 710억원 중 쿠폰할인 금액 584억원을 차감해 정정했다.
티몬 관계자는 "위메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쿠폰할인액을 판촉비와 서비스 매출 원가에 포함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약 300억~500억원 가량의 쿠폰비용을 포함시켜 매출 규모를 부풀린 것 같다"고 주장했다.
티몬에 따르면 위메프는 광고선전비와 판촉비가 약 1천억원 가량으로, 쿠팡과 티몬에 비해 압도적으로 큰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쿠폰사용액의 전부 혹은 일부를 매출 차감하지 않아 부풀려진 금액인 것으로 의심된다. 그러나 금감원의 질의회신에 따르면 회사가 고객에 부여하는 쿠폰은 고객이 쿠폰을 사용하는 시점에 매출액(직접판매) 또는 판매수수료(위탁판매)에서 차감해야 한다.
티몬 관계자는 "쿠팡과 티몬의 경우 매출 집계 시 1만원짜리 상품을 팔았을 때 1천원의 할인쿠폰을 고객이 적용해서 구매했다면 1천500원이 수수료 매출이고 이 중 할인쿠폰비용인 1천원을 제하고 500원을 수익으로 잡는다"며 "위메프는 매출을 쿠폰비용을 포함한 1천500원으로 기재한 후 비용에서 1천원을 차감하거나 타 계정에 숨기는 형식으로 매출을 집계한 것으로 보여 이는 다른 업체들과 기준이 다를 뿐 아니라 금감원의 방식에도 맞지 않다"고 밝혔다.
또 위메프는 서비스매출원가가 지난 2014년 701억원에서 지난해 940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이를 포함한 서비스매출은 지난해 1천147억원으로, 오히려 2014년보다 33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티몬 관계자는 "서비스매출원가가 증가했는데 서비스매출이 감소했다는 부분은 업계에선 이상한 일"이라며 "서비스매출원가가 거의 변동비용인데 갑자기 240억원이나 증가했다는 것 자체가 쿠폰비용을 포함하지 않고선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위메프 관계자는 "서비스매출원가는 고객센터 운영비, 쿠폰비를 포함하는 것으로 지난해 이 부분이 증가했다"며 "마케팅 비용을 많이 쓴 것으로 볼 수 있어 수치적으로는 (사업의 내실을 따져봤을 땐) 안좋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해명을 두고 티몬 관계자는 "서비스매출원가에 쿠폰비를 포함했다는 것 자체가 위메프 스스로 매출 부풀리기를 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며 "지난해에 저지른 실수를 올해도 똑같이 저지른 셈으로 15일 중 금감원에 질의서를 넣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만일 금감원 판단에 따라 위메프가 실적을 정정하게 되면 쿠팡이 1조1천300억원, 티몬이 1천959억원, 위메프가 1천665억~1천865억원으로, 매출 순위는 다시 쿠팡, 티몬, 위메프 순으로 뒤바뀐다.
업계 관계자는 "티몬의 문제 제기를 사실로 가정했을 때, 위메프가 또다시 '꼼수'를 부린 것은 금감원의 처벌이 약하기 때문인 것 같다"며 "금감원이 똑같은 잘못을 번복하는 업체에게는 강력한 처벌을 해 재발방지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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