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운기자] 알파고가 바둑에서 '인류 최강' 이세돌 9단을 꺾은 이후 로봇과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감이 치솟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먼저 관심이 쏠린 곳은 '돈 버는 분야'다. 자산관리 분야에서 로봇을 내세운 로보어드바이저는 최근 금융권의 화두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올해 중점 추진정책으로 로보어드바이저를 꼽았으며, 뒤이어 로보어드바이저 관련 규제도 줄줄이 풀리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인간의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감정을 배제하고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등을 사용해 미래 자산·금융시장 흐름을 예측해 자산을 배분해 주는 컴퓨터 알고리즘이다.
국내에서 선보였거나 준비중인 로보어드바이저들은 대부분 국내외 상장지수펀드(ETF) 등의 상품을 사용한 글로벌 자산배분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관건은 알파고가 인간을 넘어선 것처럼 로보어드바이저도 전문가의 자산운용 능력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인가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글로벌 자산배분 서비스의 돌풍을 일으킨 투자상품으로는 '미래에셋 인사이트' 펀드를 들 수 있다.
2007년 설정된 이 펀드는 글로벌 여러 지역의 주식, 채권 등에 적극적으로 자산배분을 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며 큰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이후 맞게 된 금융위기 시기에 중국주식에 '몰빵'하는 투자를 보이면서 수익률이 반토막났다.
현재 국내에서 로보어드바이저로 가장 유명한 투자자문사인 쿼터백투자자문은 로보어드바이저의 리스크 시스템이 이 같은 사태를 예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리스크 필터링 시스템에서 특정 신호가 발생하면 로보어드바이저가 현금 비중을 확대하게 되는데, 금융위기 발생 당시인 2007년 9월에서 2008년 6월까지 주식 비중을 54.1%에서 19.5%로 축소시키면서 위험관리를 효과적으로 해냈다는 것이다.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며, 어느 정도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 지도 제대로 검증된 바 없다.
하지만 만약 로보어드바이저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다면 저금리 시대에 제대로 된 투자방법을 찾아 헤매는 투자자들에게는 희소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는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의 유횽성과 안정성을 검증하기 위한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를 올 7월부터 운용할 예정이다.
로보어드바이저들이 공식적인 시험대에 오르는 것이다. 자산관리의 알파고들이 이 시험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 기대가 된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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