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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해태제과 "허니버터칩 신화 잇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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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2위 탈환, 영업이익도 85.9% 향상

[이원갑기자] "해태제과는 외형적으로 많이 성장해 작년 매출액·영업이익·당기순이익이 두 자릿수 증가를 이뤘습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향후에도 꾸준히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저희의 임무입니다."

제과 업체인 해태제과식품이 코스피시장 상장을 앞두고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해태제과는 '연양갱(1945년 출시)', '부라보콘(1970)', '맛동산(1975)', '홈런볼(1981)', '오예스(1984)', '고향만두(1987)', '자유시간(1990)' 등 오랫동안 사랑받은 스테디셀러 제품을 보유해 잘 알려진 제과 회사다.

◆ 크라운제과에 인수, 전환기 맞아

옛 해태제과는 지난 2000년 유동성 위기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후 사모펀드인 UBS컨소시엄에 제과사업부문을 매각했다. 크라운제과(대표 윤영달)가 2004년 이것을 인수한 후 오늘날 해태제과의 모습이 잡혔다. 현재 해태제과의 개별 최대주주는 크라운제과로 지분율은 66.6%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크라운제과의 전체 지분율은 89.0%다.

크라운제과를 모기업으로 삼게 된 해태제과는 인수 이후 경영 상황이 호전, 지난 2010년 443%에 달하던 부채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작년에 323%까지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다.

이번 IPO를 통해 들어오는 자금은 전액 부채를 갚는 데 쓸 계획이다. 신정훈 해태제과 최고경영자(CEO)는 "공모한 자금을 모두 부채 상환에 쓰면 부채비율을 200% 밑으로 끌어 내릴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연간 이자비용만 30억원쯤 줄일 수 있어 성장의 주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공장 등 시설 투자가 필요하다면 영업으로 낸 현금을 투입할 방침이다.

신 대표는 크라운제과를 이끄는 윤영달 회장의 사위다. 미국 미시간대학교의 로스 경영전문대학원(MBA)을 나와 삼일회계법인을 거쳐 외국계 컨설팅 업체인 베인앤컴퍼니 이사를 역임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신 대표는 "해태제과의 강점은 포트폴리오가 안정적이라는 점"이라며 "매출 대부분은 국내에서 나오는데 매출의 3분의 2 정도를 차지하는 과자와 더불어 아이스크림, 고향만두 브랜드가 안정적인 매출의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또 "우리는 안정적 매출을 내기 위해 (일본의 가루비나 글리코 등과의) 조인트 벤처(JV)를 통해 경쟁력을 꾸준히 이어나가는 회사"라며 "이들과 협력하면서 매출 향상에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가루비와의 기술 협력으로 출시된 대표 제품으로는 '허니버터칩'이 있다.

◆ '허니버터칩' 흥행으로 업계 2위 도약

지난 2014년 출시된 허니버터칩은 지난해 전국적으로 '허니' 열풍을 불러일으키면서 해태제과의 효자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출시 첫 해인 지난 2014년 110억원이었던 허니버터칩 매출액은 2015년에는 523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는 감자칩 시장 내 시장점유율 20.1%에 해당하는 수치다.

허니버터칩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해태제과의 실적(연결기준)도 호조를 보였다. 매출액은 7천983억원으로 경쟁사 오리온을 제치고 국내 제과시장 매출 2위를 달성했다. 영업이익도 469억원으로 전년의 246억원 대비 약 2배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도 169억원으로 전년의 43억원에 비해 4배가량 늘어났다. 영업이익률과 당기순이익률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해태제과는 오는 5월 허니버터칩의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문막 제2공장의 증설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강원도 원주에 소재한 이 공장의 증설이 끝나면 제품의 생산량은 2배 늘어난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신공장의 생산량은 오는 7월 즈음 매출에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공장에 관해 신 대표는 "시설 확충을 올해의 성장 기반으로 삼고 있다"며 "허니버터칩 위주로 생산하느라 기존 제품을 생산하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이번 공장 증설은 (기존 제품이) 꾸준히 가지고 있던 시장점유율을 다시 얻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현재 국내 제과 시장은 정체기에 접어든 지 수년이 지났다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신 대표는 "과자시장이 정체됐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허니버터칩은 달콤한 감자칩이라는 시장을 새롭게 창출했고, 이 시장이 여전히 성장하는 추세"라며 "허니버터칩처럼 소비자의 입맛을 잡을 수 있는 제품을 제대로 개발해 내놓으면 시장이 생기더라"는 것이다. 그는 "허니버터칩이 그랬던 것처럼 틈새시장을 공략, 새로운 제품으로 시장 자체를 확장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밖에도 "최근의 웰빙/건강트렌드를 고려해 올해 연양갱도 요즘 사람 입맛에 맞춰 리뉴얼하고 녹차맛 포키도 새로 출시했다"고 전했다.

◆ '질소 과자' 논란에는 증량·품질 향상으로 대응

최근 '질소 과자'에 대한 반감으로 외국산 과자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가 해태제과의 리스크 요인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신 대표는 "'질소 과자'에 대해 많이 고려해 제품의 양을 늘렸다"며 "해태는 조인트 벤처를 통해서 해외에서 인기 있는 과자를 국내에서 생산해 공급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대응되는 면이 있다"고 답했다. 또 "품질 향상에도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태제과는 지난 3월 24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이번에 공모하는 583만주의 공모 희망가는 1만2천300원에서 1만5천100원 사이다. 오는 21일과 22일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27일과 28일 청약을 마치면 5월 중 상장될 예정이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다.

이원갑기자 kaliu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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