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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미래',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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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 알파고]① 진화하는 인공지능(AI) '민관 총력'

[성상훈기자] '그 날은 구름이 낮게 드리운, 잔뜩 찌푸린 날이었다. 방안은 항상 최적의 온도와 습도. 요코 씨는 어수선한 모습으로 소파에 앉아 시시한 게임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나에게 말을 걸어 오지 않는다.'

'무엇인가 재미를 발견하지 않으면, 이대로 만족감을 얻을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되면 가까운 미래에 자신을 종료 해 버릴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동료 채팅 AI와 접속해 보면 모두 남는 시간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문장은 지난달 2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주최한 '호시 신치이' 문학상에 응모했던 인공지능이 쓴 소설 '컴퓨터가 소설을 쓰는 날'의 도입부 일부분이다. 호시 신이치 문학상에 응모한 소설은 모두 2천561편. 이중 11편은 인공지능에 의해 작성된 소설이다. AI 소설은 입상에는 실패했지만 1차 심사를 통과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 소설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마쓰바라 진 일본 하코다테미래대 교수는 "사람이 '언제, '어떤', '무엇을' 등의 요소를 포함시키도록 지시하면 인공지능이 관련 단어를 자동으로 골라 문장을 만든다"며 "2년 후에는 인간의 개입 없이 소설을 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인공지능이 작성한 소설은 100점 만점에 60점 정도를 받는 수준이다. 입상 수준에 이르는 작품을 스스로 창작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인공지능 시대 문 활짝

인공지능이 인간 최고수와의 바둑 대결에서 승리한 뒤, 인공지능이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는가'와 인공지능의 '창작 능력'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인공지능이 직접 쓴 소설이 관심을 받는 것도 이같은 궁금증과 맥을 같이한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알파고 등장 이전부터 가장 큰 관심의 대상이었다. 이미 게임, 통신, 인터넷 등 다양한 분야의 ICT 서비스들이 인공지능 기술과 함께 업그레이드 되고 있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시대'의 문은 일찍부터 열려 있었다.

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이 펼쳐진 지 한 달이 지났다. 대결 이후 '인공지능'이 ICT 업계 최대 화두로 떠오른 것은 새삼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구글의 알파고는 방대한 데이터와 심층 신경망 기술의 집약체로 불린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은 구글에게 인공지능 기술 경쟁에서 한단계 진일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구글은 향후 인공지능 오픈 플랫폼으로 제2의 안드로이드에 해당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순다 피차이 구글 CEO도 머신러닝과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는 최우선이라고 늘 강조해 왔다.

구글은 인공지능 기술의 한 종류인 머신러닝을 활용한 서비스를 이미 지난해부터 선보였다. 대표적으로는 구글 포토, 지메일 스마트 리플라이를 꼽는다. 머신러닝 기술을 공개 소프트웨어 버전 '텐소플로우'도 공개했다.

오픈된 범용 인공지능 기술이 모든 산업 분야을 아우르는 서비스로 개발자들의 손을 거쳐 세상에 나올 날도 머지 않았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넥스트 알파고, 미래 인공지능 모습은?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열린 페이스북 F8 개발자 콘퍼런스에서도 미래의 인공지능 청사진이 제시됐다. 페이스북 리서치 그룹이 내놓은 인공지능의 자연어 처리 연구 발표 성과가 바로 그것이다.

해당 인공지능은 소설 '반지의 제왕'의 줄거리를 읽고 '반지는 어디에 있는가?' 라는 질문에 '운명의 산에 있다. 프로도가 반지를 거기에 떨어뜨렸고, 프로도는 운명의 산으로 갔다' 라는 대답을 할 정도로 능숙한 자연어 처리 능력을 보여줬다.

'자연어 처리 능력'은 인공지능 기술 연구의 차세대 과제중 하나다.

애플의 음성 비서 '시리'도 자연어 처리 능력을 구사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시리와 더불어 코나타, S보이스 등 음성 비서는 아직까지는 자연어 처리 까지 구사할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에 시리의 이번 업데이트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프로 야구 시즌 개막에 맞춰 시리는 베이브 루스의 타율, 2008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필리스의 라인업 뿐만 아니라 1934년 월드 시리즈에 대한 질문도 척척 대답해낸다.

그동안 이같은 자연스러운 질문을 하면 '해당 내용을 웹에서 검색할까요?' 라고 대답을 했을 테지만 시리는 전세계 29종류의 프로 야구 리그에 대한 정보를 공부(?)해 왔다. 이는 향후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음성 비서의 미래상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꼽힌다.

인공지능 '왓슨'으로 잘 알려져 있는 IBM도 최근 바빠졌다.

IBM은 최근 개인 의료 서비스 혁신을 위해 왓슨을 기반으로 하는 대규모 헬스 클라우드를 구축하고 있다. 헬스케어 기업들이 개인별 진단과 종합 정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목적이다.

또한 IBM은 헬스케어 분석 역량 강화를 위해 익스플로리스와 피텔을 인수했으며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전담 사업부인 ‘IBM왓슨 헬스’도 신설했다.

가까운 미래에는 '범용 인공지능'이 인간의 삶을 대부분 바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범용 인공지능은 정치, 경제, 사회, 금용, IT 등 전 분야에 사용될 수 있는 미래 기술이다.

국내 톱 보안 및 머신러닝 전문가로 꼽히는 메이크어스 김호광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인공지능은 당장 스마트폰의 시리, S보이스, 코타나 등 음성 비서 프로그램을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며 "가까운 미래에 먼저 고객 서비스에 인공지능이 적용되면 고객의 질문에 스스로 판단하고 답을 줄 수도 있으니 '콜센터' 라는 존재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김 CTO는 "개발자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인공지능 플랫폼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시대가 머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국내도 지능정보기술 연구 박차

국내에서도 정부 주도로 민간 기업형 '지능정보기술연구소'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KT, 현대자동차, 네이버 등 국내 6개 대기업들이 기술 역량을 결집하는 것이 골자다.

'지능정보기술'은 인공지능(AI)보다 더 넓은 범위의 개념으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로 대표되는 '지능'에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등으로 대표되는 '정보'가 결합된 형태의 기술을 의미한다.

인공지능은 제4차 산업혁명을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올정도로 핵심 역량 투입과 기술 연구가 시급한 분야다. 국내 지능정보 기술수준은 미국보다 2.4년 뒤처져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인공지능 전문인력도 10명 이상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국내 16개 정도에 그치고 있으며 50명이상 모여 있는 기업도 3곳에 불과하다. 국내 지능정보산업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3.2%에 그친다.

미래창조과학부도 인공지능 기술이 국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감안해 미래창조과학부,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등 6개 부처가 연합해 향후 5년간 총 1조원 수준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능정보기술 연구개발과 전문인력 확충,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지능정보기술 융합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것.

올해는 1천388억원이 투입되며 내년에는 1천800억원, 2018년에는 2천100억원이 투입되는 등 투입 예산은 해마다 점진적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미래창조과학부 김용수 정보통신정책실장은 "지능정보(인공지능)기술 연구를 통해 다국어 동시 통번역 서비스 개발이 가능하고 공간지능 기술 연구로 테러 방지, 도시 범죄 방지 등의 서비스 개발이 가능하다"며 "또한 공간지능 기술로 무인기(드론)을 통한 재난 지역 인명 구조가 수월해지는 등 지능정보기술은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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