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21세기가 시작된 지 20년 가까이 되어가는 오늘날, 정점에 다다른 듯한 현대 과학기술은 그 영향력을 전 세계로 확산시키고 있다. 과학기술이 거둔 승리에 대해 어느 누구도 이론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종교가 돼 버린 과학을 오랜 시간 정면으로 비판해온 과학자가 있다.
영국의 저명한 생물학자이자 과학철학자인 루퍼트 셸드레이크는 책 '과학의 망상'을 통해 세상의 근본적인 문제들은 이미 이론적으로 해결됐다고 여기는 과학의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현대 과학의 발목을 잡고 있는 주요 10가지 도그마를 과학적으로 설득력 있게 검증하고 우리의 고정된 생각과 유물론적 세계관에 대한 통념을 깨뜨린다.
셸드레이크 교수는 유물론과 기계적 과학으로 대변되는 현대 과학의 문제점을 독자 스스로 깨닫고 보다 자유로운 탐구정신을 갖출 수 있도록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과학사상의 변천과정과 문제들, 주요 사상가들의 과학철학 흐름과 쟁점을 한눈에 파악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플라톤에서 아리스토텔레스, 데카르트, 니체, 아인슈타인, 리처드 도킨스를 아우르는 주요 사상가들의 과학철학 쟁점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며, 유물론적 세계관에 사로잡힌 주류 과학자들과 오랜 시간 첨예하게 부딪친 주요한 논쟁의 쟁점들을 살폈다.
특히 리처드 도킨스처럼 현대 과학의 슈퍼스타와 다름없는 이들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비판하며 균형 잡힌 과학적 지식을 제시하도록 돕는 셸드레이크의 형태공명 이론에 주목할 만하다.
'자연의 체계들은 이전에 존재했던 자신들의 모든 종으로부터 집단기억을 물려받는다'는 그의 형태공명 가설은 발생, 유전, 기억과 같은 생물학의 보편적 주제뿐 아니라 예지, 텔레파시, 영적 응시효과 같은 초자연적 주제들까지 아우르며 기존의 과학이 부정하고 도외시한 주요 질문에 새로운 답변을 제시했다.
(루퍼트 셸드레이크 지음, 하창수 옮김/김영사, 2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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