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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보상은 한국 옥시 책임", 英 본사와 연계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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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수용' 이끌지 못한 5년 만의 옥시 '사과'

[유재형기자] 옥시레킷벤키저의 공식적인 사과에도 불구하고 옥시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의 분노만 키운 결과를 불렀다.

2일 옥시레킷벤키저 한국법인 아타 사프달 대표는 사과 기자회견을 갖고 "자사 제품이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된 점, 또한 신속히 적절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점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사과를 받아야 할 당사자인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공식사과 현장에 없었다. 초대받지 않은 피해자 측이 회견장에 들어와 재차 사과와 해명을 요구하기 까지 옥시 측은 피해자와 만남자체를 외면해 왔다. 옥시 측은 "사과 회견이 있을 것이라고 피해자 그룹에 알렸다"고 답변했으나 단순히 제스처를 취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피해자와 가해자는 결국 최악의 모습으로 마주쳤다. 피해자 가족 중 일부가 영국 본사로 날아가서 면담을 요구하며 집회를 가진 자리에서도 옥시는 묵묵부답이었다. 그렇기에 공개된 기자회견장에 휠체어를 밀고서라도 그 자리에 나타날 수밖에 없었다는 게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전언이다.

이날 아타 사프달 한국대표는 회견문 낭독 중 연신 '사과한다'는 표현을 썼지만 이는 피해자를 향한 사과라기보다는 한국 검찰에 보내는 수사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5년간 끌어온 사건에 대해 피해자 측과 만남을 일절 거부해 온 옥시가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사과문 낭독 식의 기자회견을 연 것이라는 비난이다.

옥시 측은 가습기 살균제 패해와 관련한 창구를 한국법인으로 한정하고 영국 본사에 불똥이 튀는 것을 경계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옥시 한국법인은 영국 본사와 연계한 질문에 "보상과 관련된 협의 사항은 전적으로 한국법인의 몫"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아타 사프달 한국대표는 "자신은 이 모든 보상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한국법인을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럼에도 이날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과 시민단체는 옥시레킷벤키저 영국 본사 라케쉬 카푸어 최고 CEO 등 이사진 8명을 한국 검찰에 고발했다. 본사가 있는 영국 검찰에도 같은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더불어 옥시 측은 기자회견을 통해 1~2단계 피해자에 대해서만 보상계획을 밝혔다. 3~4단계 피해자에 대해서는 자사가 출연한 100억원의 인도적 기금이 사용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정부의 공식집계 피해자로 보상범위가 한정된다는 점을 뜻한다. 정부 조사 이전에 사망하였거나 질병이 가습기살균제 피해로 인지하지 못했거나 앞으로 밝혀질 그룹에 대한 책임 보상은 명시하지 않았다.

한 시민단체가 발표한 4월 조사결과 발표에서 정부 보상계획 밖으로 밀려난 4단계 피해자 중 3명의 사망자가 확인됐음에도 옥시가 보상 범위를 1~2단계 피해자로 한정한다는 것은 결국 진정성에 위배된 기업이윤의 관점에서 보상안을 마련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사고 있다.

옥시 측의 이날 사과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게 피해자가족단체(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가습기살균제피해자유가족연대) 모두의 입장이다.

기자회견 직후 회견장 전면에 선 피해자가족 김 모씨는 "이런 형식의 면피용 사고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유가족연대의 입장은 살인기업 옥시는 한국법인의 폐쇄와 함께 한국 사회에서 떠날 것을 요구하며, 책임자 처벌을 원한다"고 호소했다. 김 모씨는 옥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생후 수 개월된 아이를 잃었다.

유재형기자 webpo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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