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가습기 살균제 최대 가해기업으로 꼽히는 옥시의 제품들로 판매촉진 행사를 벌여 따가운 눈총을 받았던 대형마트들이 단계적으로 옥시 제품을 매대에서 철수시키기로 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는 옥시 제품을 행사 매대에서 철수시켰다. 특히 롯데마트는 오는 4일부터 전국 매장에서 옥시 제품의 신규 발주를 중단키로 결정하고 기존 매대에 있는 제품도 단계적으로 철수키로 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당분간 신규 발주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일단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진열된 옥시 제품부터 정리한 후 순차적으로 기존 재고와 매대에 비치된 제품도 최소화하고 할인이나 쿠폰지급 등 판촉행사도 당분간 자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도 현재 행사 매대에서 옥시 제품을 전부 철수하고 제품 진열 면적을 50% 가량 줄였다. 다만 제품 철수 방안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홈플러스 역시 행사 매대에서 옥시 제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으나 진열 면적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상태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불매운동이 거세진 시기가 얼마 되지 않아 아직까지 매출에 큰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매출이 줄어들면서 제품 발주량도 서서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는 최근 옥시 제품을 기획 패키지로 판매하는 등 판촉행사를 벌여 뭇매를 맞았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8일부터 옥시크린과 섬유유연제 쉐리를 묶어 기획 패키지로 판매했고 이마트는 지난달 12일부터 27일까지 옥시크린, 이지오프뱅, 쉐리 등을 앞세워 판촉행사를 진행했다. 롯데마트 역시 지난달 27일까지 옥시 제품을 포함해 생활용품 판촉행사를 벌였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옥시와 같은 혐의로 검찰 수사까지 받는 상황에서 옥시 제품 판촉행사를 벌였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안일하게 대응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옥시 제품 불매운동은 지역시민단체와 대형마트 3사 노조, 약사협회 등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으며 온라인에서는 '옥시 대체품 목록'들도 공유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옥시레킷벤키저는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열어 보상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못한 채 진정성 없는 사과라는 비판만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옥시 제품들이 생활 속에서 자주 사용되는 제품이 많아 매대에서 철수되기 시작하면 마트 매출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대형마트들도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점차 커지자 사회적 도의와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를 담아 이 같이 나선 것 같다"고 밝혔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