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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10인의 운명 바꾼 책 '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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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지 않는 시대…'읽기'의 힘 역설하다

[문영수기자] '읽기'의 힘은 여전히 강력하다. 그러나 책의 미래는 밝지 않다. 디지털 미디어의 등장으로 '읽기 혁명'이 일어나면서 전통적인 읽기 수단이었던 책은 위기에 처했다. 이제 독자들은 책보다는 스마트폰을 더 선호하고 책 속의 긴 글보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짧은 글을 더 친근하게 여긴다.

그러나 읽기 그 자체의 효용을 따진다면 책은 궁극에 이른, 대체할 수 없는 수단이다. 페이스북의 설립자인 마크 주커버그는 2015년을 '책의 해'로 선포하고 2주에 한 권씩 직접 책을 선정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설립자인 빌 게이츠는 지금도 블로그를 통해 자신이 읽은 책을 꾸준히 추천하고 있다.

신간 '탐독'은 신문사 문화부 기자로 활동 중인 저자가 세계적인 철학자 움베르토 에코, 소설가 김영하, 정유정, 김중혁, 은희경, 영화감독 김대우 등 우리 시대 예술가와 학자 10인을 인터뷰해 담아낸 책이다. 모두가 책의 위기를 말하는 지금 10인의 예술가와 학자가 책을 매개로 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는 단 하나의 질문 "당신을 바꾼 단 한 권의 책은 무엇입니까"를 이들에게 던졌다. 책의 위력이 쇠퇴한 이 시대에 지극히 낭만적인 질문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책과 사람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없다면 던질 수 없는 질문이기도 하다. 이 질문에 저마다 자기 분야에서 성취를 이룬 우리 시대의 대표 예술가와 학자들이 답했다.

'7년의 밤'으로 유명한 정유정 작가는 간호사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도합 14년을 평범한 직장인으로 근무하며 작가의 꿈을 키웠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는 작가가 되겠다는 그녀의 꿈을 흔들리지 않게 잡아준 작품이었다.

군대에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처음 만나 아홉 번을 읽었다는 김중혁 작가의 에피소드, 얼마 전 작고한 움베르토 에코와의 인터뷰 등은 마치 직접 그들과 만나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는 느낌을 안겨준다.

(어수웅 지음/민음사, 1만4천500원)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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