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정기자] 더불어민주당 가습기살균제대책특별위원회는 9일 "정부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게 책임있는 사과를 하라"고 요구했다.
특위는 이날 국회에서 1차 회의를 열고 피해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5년동안 국회는 무엇을 했느냐"고 질책했고 특위 위원들은 "죄송하다"며 머리를 숙였다.
양승조 위원장은 "가습기 살균제 문제는 세월호 사건이나 메르스 사태와 다를 것이 없다"며 "정부의 각 부처는 자기들 소관이 아니라고 지금까지 방치해 왔다"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검찰은 피해자들이 오래 전 고소를 했는데 공소시효가 거의 다 된 2016년이 돼서야 유난스럽게 조사를 실시하고 있고, 새누리당은 피해자 구제를 위한 특별법 제정에 반대하다 이제 와서 청문회를 해야 한다고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가 한번도 피해자들에 대해 사과한 적도, 구제 방안을 스스로 내놓은 적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부는 야당에 떠밀려 최소한의 구제 방안을 내놓은 것이 전부"라며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국회에선 특위를 설치하고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위 간사를 맡은 이언주 의원도 "그동안 방치를 해온 정부의 책임이 무엇인지 밝혀내고 이후에도 안전 문제에 늑장을 부리고 서로 책임을 미룬 것 등에 대해 국가가 어떤 의무를 다 해야 하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특위 회의에는 약 20여 명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참석, 정부와 국회를 향해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이들은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가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피해자는 "19대 국회 전반기에는 보건복지위원회를 쫓아다녔고 후반기에는 환경노동위원회, 정권이 바뀔 때는 인수위원회 등을 다 쫓아다녔다"며 "5년간 이 사건을 방치한 정부, 국회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정부의 직무유기, 근무태만 등에 대해 특위와 청문회를 통해 진상규명이 됐으면 한다"며 "국민을 위해 정부가 존재해야 하는데 대한민국의 국민 한사람으로 납득이 되고 이해가 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양 위원장은 "그동안 적극적으로 여러가지 안을 마련하고 했어야 하는데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우리 당에 대한 비판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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