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갑기자] 19대 국회의 사실상 마지막 본회의에서 계류 법안이 얼마나 처리되느냐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충분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는 '오리무중'이다.
여야 3당은 지난 11일에 원내대표·원내수석부대표·정책위의장 등이 모여 오는 19일 본회의를 열기로 하고 "합의 가능한 법안을 처리"하는 데 뜻을 모았다. 그러나 본회의까지 일주일 남은 시점에서 쟁점 법안을 둘러싼 이견은 여전히 큰 상태다.
지난 4월 24일에도 당시 3당 원내대표들은 '냉면 회동'을 통해 민생·경제 법안과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무쟁점 법안을 우선 처리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보름 사이 각 당 원내지도부가 재편되고 원 구성 협상 시기도 맞물리면서 현재까지 이렇다 할 성과는 없다.
이 같은 장기 교착 상태의 중심에는 각 쟁점 법안들을 둘러싼 의견 대립이 자리하고 있다. 야당이 추진하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법은 여당의 노동 4법과 파열음을 내면서 이번 회기 내 처리가 요원해졌다.
'가습기살균제의 흡입독성 화학물질에 의한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안'을 포함한 5개 법안은 해당 사건으로 인한 피해 구제 범위를 규정하거나 유해 화학물질을 제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당이 구제 형평성이 맞지 않고 '징벌적 보상 제도'를 뒷받침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맞선 끝에 법안소위가 파행으로 중단됐다.
여당은 해당 법안의 처리 조건으로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 노동 4법의 통과를 내세우고 있다. 법안은 파견 근로 연령을 55세 이상으로 확대하고 고소득·뿌리산업 종사자의 파견 업무를 허용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야당은 현재 극렬 반대와 제한적 동의로 의견이 분분하다.
◆처리 법안 쌓여 있는데…'무주공산' 상임위
회의 자체가 무산돼 제대로 된 논의조차 되지 못한 쟁점 법안들도 있다. 서비스업기본법은 사전 협의 단계를 거치지 못해 회의가 열리지 못했고, 사이버테러방지법을 담당하는 정보위원회는 위원장이었던 주호영 의원이 새누리당을 탈당하면서부터 수장이 없는 상태다.
정부는 4년 전 제출한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안'은 서비스산업 연구개발과 국내외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정부 역할의 방향성을 담고 있다. 하지만 야당에서는 해당 법안이 의료 민영화의 근거가 될 수 있다며 의료 부문을 예외로 둔 별도의 법을 입안하기까지 했다.
'사이버테러 방지 및 대응에 관한 법률안'은 지난 2015년 12월 법안심사소위에 상정된 이래 여야 간의 아무런 진전이 없다. 이 법은 국가정보원 산하에 '사이버안전센터'를 두고 정부 측 시행령에 따라 사이버공격 정보를 탐지·분석하는 역할을 맡기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같이 '낙동강 오리알'이 된 법안들은 폐기일로에 놓여 있다. 앞서 여야 3·3·3 회동에서는 '합의 가능한' 법안을 처리하기로 한 만큼 제대로 된 합의가 없으면 법안들은 통과 수순을 밟기 힘들기 때문이다.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한 법안들은 오는 30일 19대 국회 임기가 끝남과 동시에 자동으로 폐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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