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4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19일 예정돼 있어 이를 마지막으로 19대 국회가 사실상 마무리된다. 19대 국회는 국회 선진화법의 시행 속에서 쟁점법안 처리가 쉽지 않게 돼 '식물국회'라는 비판을 받았다.
19대 국회는 국회 선진화법이 처음으로 시행돼 관심을 끌었다. 18대 국회에서 쟁점법안 마다 여야의 물리적 충돌과 국회 본회의장 점거 등이 빈번해지면서 국민적 비판이 일었던 것을 방지하기 위한 법안이다.
국회 선진화법은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있으면 본회의에서 무제한의 토론을 할 수 있고,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의 중단 결의가 없는 한 회기 종료까지 토론을 이어갈 수 있게 해 국회 다수당이라 해도 의석수가 180석이 되지 않으면 예산안을 제외한 법안의 강행 처리가 불가능하게 돼 있다.
그러나 국회 선진화법은 오히려 여야의 갈등 요소가 됐다. 여당은 쟁점법안이 야당의 반대를 받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며 국회 선진화법을 '국회 식물화법'이라고 맹비난했다.
실제로 예전 다수당에 의해 강행 처리됐던 쟁점법안들이 국회 선진화법으로 인해 처리되지 못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여당의 비판이 이어졌다. 야당에서도 예산안의 12월 2일 통과를 강제한 국회 선진화법 때문에 심도 깊은 예산심사가 불가능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쟁점법안에 대한 여야의 갈등 때문에 국회가 전면 중단되는 모습도 있었다. 2012년 불거진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과 이후 이어진 지난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논란으로 국회가 중단되기도 했고, 이어진 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 정부의 신뢰성에 논란이 일면서 국회가 진상조사를 주장한 야권과 이에 소극적인 여권이 갈등을 벌이기도 했다.
이후에도 통합진보당 해산 국면과 비선실세 국정 개입 의혹, 공무원 연금 개혁법 등 거대 이슈 마다 여야의 대결 구도가 이어졌고 국민들의 실망은 깊어졌다.
◆19대 국회 법안 처리율 저조, 쟁점법안 갈등도
법안 처리율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19대 국회의 총 법안 발의 건수 1만7천769건 중 가결, 부결 혹은 폐기 등으로 처리된 법안은 7천683건이고, 1만여건의 법안이 계류돼 있다. 이 법안들은 19대 국회 회기 마감과 함께 자동 폐기된다.
19대 국회 법안처리율은 43.2%로 17대 51.2%와 18대 44.4%보다 못한 성적이었다. 물론 이것만으로 19대 국회를 식물국회로 부르기는 어렵다. 법안 발의 건수가 크게 늘어난 상황이어서 실제 처리된 법안이 부족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16대 국회 법안 제출 건수는 2천507건, 17대 7천489건, 18대 1만3천913건이었던 것에 비해 19대는 1만7천769건으로 크게 늘어났다. 물론 의원들이 '보여주기식 법안 발의'를 남발했다는 비판도 있지만 현재 국회의 법안 처리 시스템 속에서 다른 법안 심의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뜻일 수 있다.
그러나 19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될 위기에 놓인 법안 중에는 정부여당의 핵심 법안인 '노동 4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야당의 '사회적경제기본법' '청년고용촉진법' 등이 적지 않아 여야가 주요 쟁점법안을 합의하지 못한 것만은 분명하다.
◆19대 국회에 실망한 민심, 3당 체제 '변화' 선택
19대 국회가 성과보다는 갈등을 벌였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양당제 중심의 정치 구도가 변화했다. 안철수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을 창당하면서 정치권이 3당 구도로 개편된 것이다.
4.13 총선의 민심은 새누리당에 대한 심판, 제1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의 호남 참패, 국민의당의 선전으로 나타났다. 20대 국회가 소선거구제 하에서 찾기 어려운 3당 체제로 짜여지면서 정치권은 극한 갈등을 벌이던 19대 국회와 달리 20대 국회에서 협치를 요구했다.
야권의 분열과 함께 총선 패배 이후 여권도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총선 패배 이후 새누리당의 위기 수습 첫걸음이었던 비상대책위원회와 혁신위원회를 친박계가 무산시키면서 계파 갈등이 폭발한 것이다.
친박과 비박 간 갈등이 선을 넘었다는 평가도 있어 여당인 새누리당도 분열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 경우 우리 정치권은 여야가 모두 분열되는 특이 상황을 맞게 된다.
19대 국회는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여야 정치권이 합의한 협치가 초반부터 깨지는 상황에서 20대 국회가 19대 국회에서 교훈을 찾아 성과를 내는 정치권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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