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4.13 총선 패배 이후에도 끊임없이 갈등을 벌이던 새누리당의 계파 문제가 수습 국면으로 들어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이 30일 의원총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와 혁신위원회를 단일화하고 김희옥 전 공직자윤리위원장을 혁신비상대책위원장에 내정하는 방안을 사실상 추인했다. 새누리당은 다음 달 2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이같은 안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핵심은 계파 해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 내정자는 의원총회에서 "새누리당 안에 파당적 계파가 여럿이 있어 분파 활동으로 갈등과 분열을 부르고 분당이나 특정인의 탈당을 주장하는 현상이 있다면 당에 대한 국민의 사랑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내정자는 "혁신비대위가 구성되면 부정적 의미의 계파 활동으로 당의 통합을 해하고 갈등과 분열을 가져오는 당 구성원에 대해서는 윤리기구를 통해 제명 등 강한 제재를 할 수 있도록 운영할 방침"이라며 "혁신비대위는 모든 분야에 걸쳐 강하고 획기적인 혁신 방안을 마련해 실현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진석 원내대표 역시 대의멸친(大義滅親)을 인용하면서 "이제 새누리당에서 계파 이야기는 그만 나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무엇보다 당의 단합이 중요하다"며 "우리 122명이 뭉치면 경제 성장 동력을 꺼트리는 야당의 포퓰리즘 정치 공세를 막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희옥 비대위는 향후 비대위원 인선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당 혁신에 들어선다. 비박과 친박계의 두 수장인 최경환 의원과 김무성 전 대표가 합의한 만큼 혁신비대위는 큰 무리 없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비대위원 구성과 이후 혁신안에 따라 계파 갈등이 다시 고조될 수 있다. 지난 정진석 비대위 당시 비박계에 치우친 비대위원 인선이 친박계의 반발로 이어져 비대위 인선 자체가 무산된 바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김희옥 내정자가 정치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우려가 상당하다. 충청 출신 정우택 의원은 30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새누리당의 혁신과 쇄신을 위해서는 당의 상황을 잘 알고 있고 현실 정치에 대한 감각이 필요한데 그런 부분이 좀 부족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정 의원은 "전당대회까지 두 달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는데 그 안에 혁신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아니면 단지 전당대회 준비위원장으로 전락하는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면서 "우려의 시각이 많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이어질 김희옥 비대위가 친박과 비박 갈등을 마무리하고 계파 갈등을 수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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