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권기자]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둔화로 매출 확대에 빨간불이 켜진 샤오미가 마이크로소프트(MS) 특허 인수와 교차 라이선스 계약으로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을 전망이다.
중국 단말기 제조사 샤오미는 최근 MS와 특허 매입, 장기간 특허 교차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샤오미는 음성통화, 멀티미디어, 클라우드 컴퓨팅 등을 포함한 1천500개 특허를 인수해 취약했던 특허 포트폴리오를 보완했다.
샤오미는 그동안 특허소송을 우려해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을 미뤄왔으나 특허권 보강으로 이를 본격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샤오미가 이 시장에서 매출을 확대해 성장을 이어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 성장발목 잡아
일부 매체들은 샤오미가 특허전의 절대강자 MS를 우군으로 확보해 소송 걱정없이 미국과 유럽의 시장을 공략해 매출 성장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특허권만으로 샤오미가 이 시장에서 매출을 확대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성비를 내세운 샤오미의 온라인 판매방식이 이들 시장에서 소비자의 발길을 끌어 들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미국 소비자는 대부분 휴대폰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입하고 있다. 이는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샤오미는 이 때문에 인도에서 현지업체와 손잡고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에서 매장을 통해 단말기를 판매할 경우 마케팅비 상승으로 1.8% 정도에 불과한 샤오미 스마트폰의 영업마진이 더욱 떨어질 수 있다. 지난해 애플 아이폰의 영업마진이 30.5%, 삼성전자가 9%였던 것에 비해 매우 열악해 중국 이외 시장에서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다.
여기에 샤오미가 공을 들이고 있는 인터넷 서비스 사업부문의 성장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 견제로 콘텐츠 서비스 사업 확대 난항 예상
샤오미는 스마트폰 시장 진출 3년만에 중국 1위, 세계 3위를 달성한 단말기 제조사다. 하지만 이 회사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레이 쥔과 글로벌 사업 담당 수장 휴고 바라 부사장은 샤오미를 스마트폰 판매사가 아닌 인터넷 업체라고 강조했다.
레이 쥔 CEO는 2013년 언론과 인터뷰에서 샤오미가 아마존의 킨들과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이 킨들을 싸게 공급한 후 이 기기 사용자를 대상으로 디지털 콘텐츠 상품을 판매해 매출을 올리고 있듯이 샤오미도 스마트폰 판매보다 앱스토어를 통한 인터넷 서비스로 매출 성장을 꾀하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해 10억달러 인터넷 서비스 사업부문 매출을 목표로 했으나 5억6천4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온라인 게임 매출은 2배 증가했으나 경쟁심화와 샤오미 결제 시스템에 대한 경쟁사의 견제로 온라인투오프라인(O2O) 서비스 매출이 저조했다.
이 성장모델은 중국 이외 지역에서는 구글의 견제로 매출 확대가 어렵다. 구글은 중국에서 구글플레이 서비스가 차단된 후 이 지역에서 샤오미가 안드로이드 기반 변형 앱스토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러나 중국 밖에서는 이를 막고 있어 샤오미폰으로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여기에 서비스 사업 성장속도가 스마트폰의 매분기 판매량에 따라 좌우된다. 아마존과 애플이 단말기 판매량이 증가한 경우 서비스 매출도 크게 성장했다.
샤오미는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낮고 가성비를 내세운 화웨이나 오포, 비보 등의 공세로 입지를 다지기도 쉽지 않다.
이처럼 샤오미가 MS 특허를 등에 업고 세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성장전략없이 매출 확대를 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안희권기자 arg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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