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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구조조정 위해 국책은행에 12조원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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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전이시 한은이 수은 출자도 가능

[김다운기자] 조선·해운 등 취약업종 구조조정을 위해 정부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에 직접 출자 1조원, 간접 출자 11조원으로 총 12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실시하기로 했다. 한국은행은 국책은행 자본확충 펀드에 10조원 규모로 참여한다.

8일 정부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오전 10시부터 조선업과 해운업 등 취약업족의 구조조정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산업·기업 구조조정 추진계획 및 국책은행 자본확충 등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조선·해운업을 비롯해, 철강·건설 등 경기민감업종을 중심으로 다양한 시나리오별 영향을 분석한 결과, 구조조정 상황이 악화될 경우 산업은행(이하 산은)·수출입은행(이하 수은)에 5조∼8조원 수준의 자본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바젤Ⅲ 적용 등을 감안하면, 산업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13%, 수출입은행은 10.5%을 충족해야 한다는 것이 전제다.

향후 구조조정 진행상황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발생가능한 모든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충분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또한 직접출자와 함께 상황 악화시에도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펀드(간접출자) 형태의 금융시장 안전판도 구축하기로 했다.

우선적으로 정부가 수은에 1조원 수준으로 올해 안에 현물출자를 추진한다. 현 상황에서 원활한 수출입금융 지원을 위한 목표 BIS 비율을 유지하려면 올해 중 1조원 규모의 확충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현금출자는 2017년 예산에 산은·수은 출자소요를 반영할 예정이다.

◆정부 1조+한은 10조로 11조원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 조성

아울러 정부와 한국은행은 간접출자 방식으로 11조원 한도의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를 조성해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금융시장 불안에 대비하기로 했다.

펀드(SPC)는 자산관리공사가 설립하고, 한은에서 도관은행(한은의 돈이 흘러 나가는 파이프 역할을 하는 은행)인 기업은행을 경유해 10조원 한도로 출자할 예정이다. 펀드는 자본 수요에 맞춰 추가적인 수요가 있을 경우 자금을 집행하는 '캐피탈 콜' 방식으로 집행된다.

도관은행인 기업은행은 자산관리공사의 후순위대출 형태로 1조원 한도로 재원 조성에 참여하게 된다.

이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행되는 산은과 수은의 코코본드를 매입할 예정이다. 펀드 운영은 2017년말까지를 원칙으로 하되, 매년말 펀드의 계속 운영 여부 등을 검토한다.

한은은 신용보증기금의 지급보증을 통해 손실위험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며, 정부는 국책은행자본확충펀드 운영위원회를 설치하고 한은 대출금 조기회수를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정부와 한은은 시장 불안이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경우 수은 출자를 포함한 다양한 정책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발표해, 한은의 수은 출자 가능성도 열어놨다.

한은의 수은 출자가 이뤄질 경우 정부가 이 출자지분을 조기에 양수하도록 한다는 조건이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시스템의 붕괴에 버금갈 정도의 리스크로 전이될 경우 금융통화위원회가 수은 출자에 대해 검토해 최종적으로 판단할 것"이라며 "출자가 이뤄질 경우에도 한은은 정부의 예산안 반영 전 가교적인 역할을 하는 것뿐이기 때문에 정부가 이 지분을 조기에 양수해가는 조건이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장관회의 설치, 구조조정 컨트롤타워 담당

정부는 또한 이번 자구계획과는 별도로 산은과 수은에 대한 국책은행 자구 추진안도 내놓을 예정이다. 오는 9월 말까지 정책금융의 효율성 및 구조조정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 전면적 조직·인력 진단을 통한 근본적 쇄신안을 마련한다.

이에 따라 산은과 수은의 인력·조직 쇄신, 성과주의 확대, 자회사 신속매각 등이 추진된다.

또한 정부는 산업·기업 구조조정 추진을 위해 현 차관급협의체를 부총리 주재의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로 격상하고 산업·기업구조조정 및 보완대책을 마련케 함으로써 컨트롤 타워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는 2년 한시적인 공식 회의체로 설치된다. 경제부총리가 주재하고, 산업부·고용부장관, 금융위원장 등 상임위원 외에 안건관련 관계부처 장관 또는 금융감독원장 등 기관장이 참여한다.

관계장관회의가 컨트롤 타워가 돼, 이날 1차 회의를 시작으로 앞으로 구조조정·산업개혁 방향, 구조조정 추진관련 보완대책 등의 주요정책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현대상선에 대해 3가지 채무재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으며, 이후 글로벌 해운업계 동맹체(얼라이언스) 편입 등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중으로 용선료 협상결과 발표를 추진한다.

한진해운도 용선료 협상 등에 착수해 현대상선과 같은 원칙으로 처리할 계획이다.

대형조선사들에 대해서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대응 가능하도록 강도 높은 자구책을 추진케 한다.

현대중공업 3사의 경우 하이투자증권 등 3개 금융사와 비(非)핵심자산 매각, 경영합리화, 사업조정 등을 통해 3조5천억원을 확보한다. 일부 도크 순차적 가동중단, 인력감축 등 경영합리화도 추진된다.

삼성중공업은 비생산자산 매각, 수주목표 축소에 따른 잉여 생산설비 및 인력 감축으로 약 1조5천억원을 확보할 예정이며, 대우조선해양은 14개 자회사 모두 매각, 특수선 사업부문의 자회사 분할 후 일부 지분 매각, 생산능력 30% 축소 등을 추진한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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