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직을 야당에 양보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8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교착상태에 빠진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국회의장직을 야당에 양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새누리당은 4.13 총선을 통해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장을 맡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최근 '집권 여당이 국회의장직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으로 급선회했고, 이 때문에 원구성 협상이 꼬인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정 원내대표는 "집권 여당으로서 국회의장을 맡아 책임 있는 정치를 구현하는 것이 오랜 기간 확립된 국회의 전통과 관례이지만, 여소야대(與小野大)라는 총선 민의를 받들고 존중하기 위해서는 어느 쪽이 먼저 내려놓지 않으면 출구를 마련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새누리당의 '결단'에는 유력 국회의장 후보로 거론됐던 8선의 서청원 의원이 "야당이 국회의장직을 달라고 하면 줘버리고 원구성을 늦추지 말라"며 사실상 불출마 의사를 분명히 한 점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국회의장은 더민주 몫으로 돌아가게 됐다. 현재 더민주 내에서는 문희상·이석현·정세균·박병석·원혜영 등 5명의 의원들이 경합 중이다. 더민주가 당내 경선을 통해 한 명을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하면 본회의에서 표결로 확정하는 절차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두 명의 국회부의장은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각각 한 자리씩 차지하게 될 전망이다.
상임위원장 배분과 관련, 새누리당은 국회의장직을 내주는 대신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가져오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원내대표는 "법사위와 운영위는 국회의장을 맡지 않는 당이 맡는 것으로 의견 조율이 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정무위원회 등 경제 관련 상임위 가운데 하나를 야당이 맡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새누리당과 더민주, 국민의당은 이날 오후 원내대표 회동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원구성 합의를 시도할 예정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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