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10박 12일의 아프리카·프랑스 일정의 여파로 이번 주 일정을 잡지 않고 휴식을 취한 박근혜 대통령이 내주부터 국정에 복귀한다. 20대 국회가 본격적으로 출범하는 가운데 국정 동력이 다소 떨어진 박 대통령이 어떻게 이를 극복할지 주목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8일 청와대 비서진을 개편하면서 국정 동력 회복을 꾀했다. 청와대 정무비서관에 야당과의 대화가 가능한 핵심 친박 김재원 전 의원을 임명했고, 미래전략수석과 교육문화수석을 교체해 중점 과제인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에 집중하겠다는 모습을 보였다.
4.13 총선 이후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을 모두 교체해 총선 패배 책임론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잘 아는 인사 중심으로 청와대 비서진을 개편해 장악력을 높였다.
그러나 국정에 복귀한 박 대통령에게는 쉽지 않은 문제들이 남아 있다. 여소야대 정국이라는 쉽지 않은 상황에서 야권이 정부를 정조준하고 있는 것이다.
절대적 과반 의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은 지난달 회동에서 가습기 살균제 진상규명, 어버이연합 사태 진상조사, 법조비리 사건, 농민 백남기 씨 문제 진상규명 및 공권력 남용 방지 문제에 등 4개 이슈에 대한 청문회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은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이 밝힌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의 공적자금 지원을 결정했다는 문제에 대해 6월 청문회 실시도 주장했다.
청문회 정국이 본격화될 경우 청와대와 정부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박근혜 정부의 후반기가 '식물화'될 우려도 있는 상황이다.
◆최악으로 출발한 靑-野 복원 필요, 안보 문제도 제기
박근혜 대통령은 19대 국회에서 여야의 이견으로 폐기된 노동 4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규제 프리존법, 사이버테러방지법 등을 20대 국회에서도 핵심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야당의 힘이 더욱 강해진 20대 국회에서 이같은 핵심법들이 정부 마음대로 통과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야당은 '무조건적인 반대는 하지 않겠다'고 하고 있지만 정부의 핵심 과제에 대한 반대 입장이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은 국회 특히 야당과의 소통을 늘리면서 협치를 통해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 4.13 총선 이후에도 박 대통령은 여야 원내대표를 만나 협치를 강조했지만, 이후 임을 위한 행진곡과 상시 청문회법 거부권 행사 등으로 정부와 야당 관계는 최악으로 출발한 상태다.
박 대통령은 오는 13일 20대 국회 개원식에 참여해 연설을 할 가능성이 크고, 이원종 비서실장과 김재원 정무수석이 신임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들을 방문하는 등 소통을 늘리려는 모습도 보였다.
이같은 움직임을 더 확산시키고 정기화해야 한다. 정치권에서는 이미 대통령이 제안한 바 있는 여야 대표와의 정기 회동 여부가 협치의 상징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외교적 문제도 산적해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대북 비핵화 공조에 균열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미 국방부 고위관계자가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곧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하고, 한민구 국방부장관도 사드 배치에 긍정적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등 사드 배치 논의가 계속되자 중국과 러시아가 공식적으로 강력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리수용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면담을 하는 등 북·중 관계 개선 움직임이 있어 대통령은 대북 제재 국제 공조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숙제를 안게 됐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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