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20대 국회 초반을 달구고 있는 개헌 논란을 정세균 국회의장이 이끌고 있다. 정 의장이 이미 한계에 부딪힌 것으로 평가받으면서도 동력을 갖지 못하고 있는 개헌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 의장은 20대 국회 개원식에서 개헌론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정 의장은 "내년이면 소위 87년 체제의 산물인 현행 헌법이 제정된 지 30년이 된다"며 "개헌은 결코 가볍게 꺼낼 사안은 아니지만 언제까지 외면하고 있을 문제도 아니다.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논의를 열었다.
정 의장은 장관급인 국회 사무총장에도 대표적인 개헌론자인 우윤근 전 의원을 임명했다. 야당 원내대표를 지낸 우 전 의원은 "개헌당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라는 말을 할 정도로 야당 내 확고한 개헌의 입장을 갖고 있는 인사로 꼽힌다.
우 총장은 언론과의 일성에서도 국회 개헌특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0대 국회 시작과 함께 정 의장이 국회 차원에서 개헌을 끌고 가겠다는 분명한 입장을 보인 것이다.
◆정치권 갑론을박, 靑은 부정적 "경제가 먼저"
정치권에서도 개헌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일단 개헌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것은 야권이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개헌보다는 경제 활성화가 우선이라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야당에서는 적극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개인적으로 시도해 볼 때가 되지 않았는가 생각한다"며 "우리가 5년 단임 대통령제를 30년 째 체험하고 있는데 여러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내각제 같은 것도 해야 한다면 헌법만 다뤄서는 안되고 선거법까지 한꺼번에 다루지 않으면 실질적인 효율을 거두기 어렵기 때문에 광범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폭을 넓혔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개헌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박근혜 대통려이 개헌에 나서줬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 소망"이라고 전제를 뒀다.
그러나 개헌론이 동력을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이른바 87체제의 헌법이 효용성을 다했고, 이에 따른 개헌이 필요하다는 것은 여야가 모두 입장을 같이 하고 있지만, 개헌 논의가 실현 단계까지 가는 것은 쉽지 않다.
우선 청와대와 여권에서 개헌에 부정적인 기류가 읽힌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4월 언론사 편집국장·보도국장 오찬에서 "지금 이 상태에서 개헌을 하게 되면 경제는 어떻게 살리겠나"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지금 경제 상황이 어려운데 이 문제를 치고 나갔을 경우 국민들의 동의해주지 않으면 실패한다"며 여야가 공동으로 공론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국민들은 지금 먹고살기 힘든 부분을 해결해달라고 하는데 그것은 헌법이 잘못됐기 때문이 아니다. 개별법률로 민생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기에 20대 국회가 그런 차원에서 협치해야 한다"고 하기도 했다.
20대 국회 초반을 넘기면 개헌은 더욱 복잡해진다. 여야에서 본격적인 차기 대선주자들이 부각되면서 논의가 더 어려워진다. 대선 구도에 유리한 구도를 쥐는 진영은 판의 변화가 올 수 있는 개헌에 반대할 가능성이 커 현실화 가능성은 더 작아진다.
일단 개헌 이슈는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여야에서 개헌에 대한 공감대는 넓은 상태다. 20대 국회 초반, 개헌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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