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나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경제'로 시작해 '경제'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대표는 연설의 대부분을 우리나라 경제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정부 경제정책을 비판, 해법을 제시하는 데 할애하며 자신의 정치적 브랜드인 '경제민주화'를 적극 부각시켰다.
21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 연단에 오른 김 대표는 "인류는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으로 이뤄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며 "미래를 준비하게 위해서는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시대적 과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경제민주화와 포용적 성장"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경제민주화에 대해 "거대경제세력이 나라 전체를 지배하는 것을 방지하자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의회에서 다양한 법·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공정한 게임의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정치민주화도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20대 국회와 차기 대통령이 경제민주화를 실현하지 못하면 우리 경제는 일본이 겪고 있는 '잃어버린 20년' 보다 더 심각한 상황으로 떨어질 수 있다"며 "당장 시행해야 될 것은 재벌 총수의 전횡을 막기 위해 의사결정 과정을 민주화하는 것과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를 막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경제민주화를 위한 또 하나의 시급한 과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는 것"이라며 "전속고발권의 실질적 폐지는 한국 경제에 일상화된 독점의 폐해에 손을 대겠다는 국민적 의지의 상징이 되고 실제 큰 효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김 대표는 또 "대한민국 경제는 경제민주화를 통해 포용적 성장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며 "포용적 성장의 핵심은 지난 30년 대기업 중심 경제정책으로 벌어진 소득 격차를 해소해 내수를 확보하고 성장을 모색하자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포용적 성장을 위해 국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 소득 재분배 등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성장의 혜택이 공평하게 분배돼 다시 새로운 성장을 위한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국가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최근 발생한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에 대해서도 "본질은 불평등과 양극화 등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라며 "모두 기업의 탐욕을 막지 못한 정치의 문제다. 국회가 시장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보완장치를 만들었다면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대기업 중심의 경제정책은 더 이상 답이 아니다. 2%대 저성장 경제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정한 분배구조로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라며 "경제민주화가 곧 경제활성화다. 경제민주화를 통해 포용적 성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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