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나기자] 새누리당의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물밑에서는 당권을 둘러싼 계파 신경전이 한창이다. 탈당파 무소속 의원 일괄 복당에 따른 친박계와 비박계의 대립이 곧바로 당권 경쟁으로 이어지는 형국이다.
23일 현재 복당을 완료한 의원 7명 중 6명은 비박계다. 소속 의원 129명 가운데 70~80명에 달하는 친박계에 비하면 수적으로 열세지만 세가 불어난 셈이다. 특히 '탈당 사태'를 겪으며 여권 유력 대선주자로 거듭난 유승민 의원이 비박계의 새로운 구심점으로 떠오르면서 결집력이 더욱 강해지는 분위기다.
당장 비박계에서는 유 의원의 당권 도전을 희망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병국 의원이 뛰고 있지만 친박계에 맞설 비박계 대표주자로는 '세가 약하다'는 평가가 나오던 터다. '혁신 보수' 이미지를 가진 유 의원이 나선다면 '당심(黨心)'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대권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진 김무성 전 대표도 유 의원에게 힘을 보탤 가능성이 높다. 김 전 대표는 4.13 총선 공천에서 배제된 유 의원이 탈당하자 해당 지역구 무공천 방침을 관철시킨 바 있다.
유 의원은 당권 도전 여부와 관련해 "차차 생각해 보겠다"고만 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여지를 남겨둔 것이란 관측과 복당 후 50여일만에 전당대회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유 의원이 직접 나서지 않더라도 정 의원에 힘을 보태면서 전당대회 판세를 뒤흔들 수 있다.
무난하게 당권을 잡을 것으로 예상했던 친박계는 '긴장 모드'다. 비박계의 결집이 가시화되고 있는 반면, 친박계는 후보 난립으로 표 분산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출마 의사를 밝힌 인물만 이주영, 이정현, 원유철, 홍문종 의원 등 다수다.
이 가운데 이정현 의원은 완주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정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친박계 후보 단일화 여부와 관련, "제의도 없었고 제의를 받아들일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이주영 의원도 같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문종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서 "이정현 의원도 그렇고 이주영 의원도 그렇고 충분히 나와야 할 이유가 있다. 친박이니 비박이니 수식어를 전부 제거하는 전당대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해, 단일화에 부정적임을 시사했다.
다만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이 나설 경우 결국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겠냐는 관측이 많다. 최 의원은 총선 참패 책임론을 의식한 듯 전당대회 출마에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주변에서 출마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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