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바이오리더스는 세계 유일의 경구용 바이오의약품 개발기업으로서, 바이오신약 벤처로 시작해 어느새 세계 9위에 오른 암젠과 같은 기업이 되고자 합니다."
면역치료 바이오신약 개발업체 바이오리더스(각자대표 성문희, 김상석)가 23일 바이오기업 특례로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포부를 제시했다.
바이오 의약품은 생체를 구성하는 DNA, 단백질, 항체 등 바이오물질을 이용한 의약품을 말한다. 바이오리더스는 바이오 분야 가운데서도 차세대 면역치료제 원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연구개발을 지휘하는 성문희 대표와 영업 분야를 총괄하는 김상석 대표가 쌍두마차 체제로 이끌고 있다. 최대주주는 성문희 대표다.
성문희 대표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선임·책임연구원을 거쳐 현재 국민대 바이오발효융합학과 교수를 겸직하고 있다. 김상석 대표는 KT&G 사업개발실장을 역임하고 셀트리온 수석부사장 및 셀트리온 제약 사장을 지낸 후 작년에 바이오리더스에 합류했다.
기존 합성의약품들은 투입된 개발비 대비 신약 개발 성공확률이 매우 낮은 편이다. 개발비를 몇 조원이나 투입해도 수없이 다양한 후보물질 탐색 후 만들다 보니 개발기간이 하염없이 길어지기 일쑤다. 그러던 중 상대적으로 경제성이 있는 바이오 의약품이 서서히 시장을 넓혀가면서 이제는 바이오의약품이 신약 개발의 대세로 가는 상황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바이오리더스의 전문분야인 면역질환 치료제 작용원리는 이렇다. 나쁜 바이러스나 세균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면역체계가 인지하고 반응한다. 암, 알러지(비염, 아토피, 천식), 자가면역질환(류마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 체제 이상으로 발병)은 우리 몸의 균형이 깨질 경우 나타나는 대표적인 면역체계 관련 병이다. 바이오리더스의 면역질환 치료제는 인체에 투입되면 해당 질환 관련한 면역을 강화해 인체가 스스로 이를 치료하거나 예방을 하도록 하는 원리다.
◆원천기술 2종 보유…신약 파이프라인 줄줄이 대기
이 회사는 '원천기술'이라고도 하는 '플랫폼 기술'을 2가지 보유하고 있다. 하나는 점막면역 치료제인 뮤코맥스, 다른 하나는 선천성 면역 치료제인 휴마맥스다. 두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몇 종의 신약 중에서 총 2개의 신약에 대해 상용화 직전 단계인 임상2상까지 마치고 코스닥 문을 두드렸다.
다른 바이오 의약품개발업체와 비교해 바이오리더스가 지닌 가장 큰 차별점은 세계 유일의 '먹는(경구용)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한 기업'이라는 점이다.
"단백질은 먹는 약으로 만들면 먹었을 때 소화기관에서 먼저 소화되기 때문에 치료제로 만들기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바이오의약품이 주사제 형태로 개발된 것은 이 때문이었죠. 그러나 편의성으로는 단연 경구용이 좋습니다. 그래서 먹을 수 있는 바이오의약품은 매우 획기적인 기술이죠." (성문희 대표)
바이오리더스가 경구용 제품을 만들 수 있었던 비결은 위에서도 죽지 않는 유산균을 전달체로 삼아 항원이 위를 무사히 통과해 장까지 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통해 항원이 소장에서 림프절로 이동해 원하는 부위에 약효가 도달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바이오리더스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살펴보면, 뮤코맥스를 기반으로 한 자궁경부전암 치료제(임상2상 완료), 근디스트로피 치료제, 면역항암제, 대사질환(고지혈증 등) 치료제, 그리고 휴마맥스 기반인 자궁경부상피이형증 1기(CNI1) 치료제(임상 2상 완료), 백신아쥬반트, 면역질환 치료제(아토피, 비염 등) 등이 있다.
뮤코맥스와 휴마맥스라는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신약이 한 개 출시 후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련 신약을 계속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도 주요 포인트다.
◆국제특허만 200여건…진입장벽 탄탄
국제특허를 통해 경쟁자의 시장 진입을 가로막는 진입장벽도 높게 만들어놨다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개발 과정을 단계별로 분리해 따로따로 다소 복잡하게 특허를 내는 방식을 썼다는 것. 종합적인 성격으로 특허를 하나만 내면 후발주자가 이를 피해 따라오기 쉽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이런 전략에 따라 바이오리더스는 국제 특허를 200여건 이상 취득하며 경쟁자들에 대한 방어막도 단단히 구축했다고 소개했다.
바이오리더스는 자사의 기술이 차세대 바이오기술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면역치료제들은 근육 또는 정맥 주사 방식으로 전신성 면역은 유도하지만 점막면역 반응은 끌어내지 못한다. 보통 입, 코, 눈 등 대표적인 점막기관에서 1차로 외부의 바이러스 등을 막아내지 못하고, 인체 내에서 발병을 하면 비로소 반응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바이오리더스의 기술은 경구 투여한 면역치료제가 점막 면역을 강화해 대부분의 감염원을 제1선에서 차단하고, 이어 우리 몸 안에서 자체 생성되는 2차의 전신성 면역을 동시에 유도해 차별화된다는 설명이다.
임상2상을 마치고 상용화를 앞둔 2개의 치료제는 모두 자궁경부암 관련 치료제다. 아직 자궁경부암에 대한 치료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암으로, 바이러스 감염 후 자궁경부상피이형증 1기, 2기, 3기(2기와 3기를 포함해 자궁경부전암으로 명명)를 거쳐 암으로 발병하게 된다.
자궁경부상피이형증 1기와 전암 단계에는 서로 다른 치료 기작을 가진 의약품을 필요로 하는데, 바이오리더스의 신약후보물질은 수년 내로 전 세계적으로 치료제가 없는 자궁경부암의 최초신약으로 출시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 분야는 시장성도 충분하다. 전 세계적으로 HPV 신규 감염자 수는 연간 약 3억 명이며, CIN1 환자의 경우 약 2천300만명, 자궁경부암 환자의 경우 약 52만 명이나 매년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 국가적으로도 자궁경부암 발병을 감소시키기 위해 건강보험공단 국가암검진 시작 연령을 기존 30세에서 20세로 낮추는 등의 적극적인 조기검진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바이오리더스의 관련 의약품이 상용화되면 조기검진 시 처방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같은 우호적인 시장환경과 임상에서의 유효성 검증에 따라 바이오리더스는 지난 14일 자궁경부전암 치료백신(BLS-ILB-E710)에 대해 제일약품과 국내 사업권 및 공동개발 투자 계약을 맺었다. 제품이 출시되면 바이오리더스는 제일약품이 낸 이 제품 매출액의 4%를 로열티로 받게 된다.
이를 통해 임상 2b상 진입이 가속화되고 약물의 안전성을 기반으로 빠른 임상을 추진해 오는 2020년 신약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CIN1 치료제 역시 성공적인 임상 2b상 종료를 통해 녹십자와 국내 사업권 및 공동개발 투자 계약 체결이 가시화 되고 있다.
◆2018년이면 손익분기점 도달 전망
해외 제약회사들과도 사업권 이전 등에 대해 활발히 논의중으로, 오는 2018년이면 이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상석 대표는 "이 건이 이뤄지면 2018년부터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8년이면 그동안의 길고 긴 투자시기를 넘어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이란 기대다.
바이오기업 특례 상장기업인 바이오리더스의 실적을 보면, 작년에 매출액 15억원, 영업손실 50억원, 순솔싱 186억원을 기록했다.
공모한 자금으로는 41%는 개발비용으로, 35%는 현재 대전에 있는 회사를 경기도 판교로 이전하는 데 쓸 예정이다. 지방에 있다 보니 좋은 연구인력을 데려오기 어려웠던 부분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나머지 24%는 직원들의 처우 개선 등 운영비용으로 투입한다.
한편, 바이오리더스의 공모 주식수는 120만주(액면가 500원)로, 공모 후 총 주식수는 1천235만4천310주가 될 예정이다. 22~23일 수요 예측, 27~28일 청약 예정이다. 상장주관사는 키움증권이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