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나기자] 정부가 올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키로 가닥을 잡았다.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과 지역경제 타격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재정확대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확고히 한 것이다.
이제 시선은 국회로 모아진다. 야권도 추경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통과 가능성이 희박한 것은 아니지만 추경 규모에서부터 재원 조달 방안 등에 대해선 정부 여당과 이견을 보이고 있어 논의 과정에 진통이 불가피하다.
◆당정 "하반기 경제정책, 재정보강 필요" 공감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 간담회에서 오는 28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 때 추경 편성 여부, 편성 규모 등을 확정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오는 28일 발표에서 (추경 여부를) 분명히 하겠다"며 "추경의 내용은 결국 구조조정을 신속히 하고 그에 따른 문제점을 어떻게 보완할지가 될 텐데, 그 수단을 국회 내에서 (어떻게) 소화할지가 초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 부총리는 "작년 추경안이 7월 24일 (국회에서) 통과됐는데, 그 전에 된다면 적극적으로 (추경 편성)을 생각해 보겠다"고 단서를 달았다.
이는 추경 편성을 전제로 국회에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 부총리는 "만약 국회에서 빨리 정리되지 않고 8월 1일을 넘어가든지 하면 본예산보다 3~4개월 빨라지므로 추경 무용론이 제기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도 "하반기 경제정책에는 충분한 재정보강 방안이 담겨야 한다"고 말해, 추경 편성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앞서 당 일자리특위는 정부 측에 "상당한 규모의 추경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더민주·국민의당 "누리과정 포함해야"…경제실정·법인세도 쟁점
정부가 추경 편성을 확정하면 '공'은 국회로 넘어간다. 특히 추경이 국회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전체 의석(300석)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야당의 협조가 절실하다.
국민의당은 일찌감치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으며, 그간 추경에 부정적이었던 더불어민주당도 최근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져 논의를 시작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양당이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 편성을 추경 통과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누리과정 예산은 정부 여당이 '지방자치단체·지방교육청 책임'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사안으로, 향후 진통이 예상된다.
더민주 소속인 김현미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최근 "추경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추경을 하게 된 원인 중 하나가 누리과정 예산이므로 누리과정 예산을 추경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국민의당 박주현 최고위원도 당 최고위 회의에서 "지방자치단체의 64만 아동에 대한 보육대란을 방치하는 것보다 더 시급한 것은 없다"며 "누리과정 지원방안이 추경에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야권이 추경 논의 과정에서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를 지적하고 나설 공산이 크다는 점, 법인세 인상을 연계할 수 있다는 점 등도 암초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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