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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기업 엑셈의 야심…"이젠 빅데이터 회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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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암 "포스텍 R&D센터 등 마련, 중량급 SW기업으로 비상"

[김국배기자] "국내 시장을 석권했으니 해외로 가겠다, 코스닥 상장 소프트웨어(SW) 회사들은 공식처럼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 성공한 회사가 없어요."

조종암 엑셈 대표의 말은 거침이 없었다. 작년 6월 코스닥 상장 전까지는 그의 머릿 속도 해외 사업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상장할 정도로 성장하면 더 이상 시장이 없다고 할 정도로 국내 SW 시장이 작은 탓이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엑셈은 조금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지난 30일 서울 강서구 염창동에 위치한 본사에서 그를 만났다.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차라리 국내에서 사업을 더 성장시켜 중량급 SW 회사가 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외 사업은 불확실성이 크고, 한국 브랜드 가치론 어려워요."

그가 미래 성장 전략으로 택한 건 빅데이터 분야였다.

엑셈은 원래 데이터베이스(DB) 성능 관리SW를 공급하는 회사다. 변해가는 SW 시장에서 빅데이터에 대한 대응이 필요했다. 그러기 위해서 조 대표는 엑셈에 없는 역량을 외부에서 확보하기로 했다.

스스로 "밀어붙이는 성격"이라고 말하는 그는 코스닥 상장으로 얻은 자본으로 다른 회사들에 지분을 투자하거나 인수하기 시작했다. 빅데이터 사업조직과 기술을 갖추기 위해 드라이브를 걸었다.

지난해 7월 신시웨이(DB보안) 지분 50.24%, 9월 선재소프트(인메모리 DB) 지분 23%, 11월 아임클라우드(로그분석) 지분 25%, 12월 클라우다인(빅데이터 플랫폼) 지분 51%를 인수했으며 다시 지난 6월엔 자회사가 된 클라우다인을 흡수합병했다.

클라우다인의 오픈소스 빅데이터 플랫폼 '플라밍고'는 엑셈의 것이 됐다. 김병곤 클라우다인 대표는 엑셈의 빅데이터사업본부장을 맡았다.

"1년만에 우린 완전히 다른 회사가 됐어요. 기술임원을 전면 교체했고 조직의 3분의 1, 40명 이상을 빅데이터 인력으로 채웠어요. 이제 우린 빅데이터 회사입니다.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사업 수주가 일어날 것입니다."

그게 끝이 아니다. 양재에 빅데이터본부를 연 데 이어 최근엔 회사 안이 아닌 포항까지 내려가 포항공대 안에 오픈소스 연구개발(R&D)센터를 만들었다. 상장한 지 1년이 되는 날이었다.

22명의 포항공대 학생이 엑셈 인턴 자격으로 연구 개발에 직접 참여하게 된다. 외부 역량을 혁신에 이용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일환인 셈이다. 포항공대는 조 대표의 모교이기도 하다.

"오픈소스 SW는 외부의 뛰어난 역량이 연계돼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포항공대에 가 R&D센터를 세웠습니다. SW는 '공장이 사람'이에요. 우리가 직접 학교로 가서 '인재의 밭'에서 담금질을 하는 셈이죠. 향후 장기적인 인력수급 환경도 만들어진 거에요."

"플라밍고는 연말까지 아파치 소프트웨어 재단(ASF) 프로젝트로 등록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프로젝트에 기여한 인턴 연구원들이 커미터 자격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대학생들한테는 큰 영광이고 구글,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회사에 입사를 원할 경우에도 도움이 될 거에요."

엑셈이 해외 사업을 안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기존 사업은 모두 클라우드 방식으로 전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사업에 매진할 계획이다. "SW 해외 사업은 온프레미스 방식으로 뛰어다닐 게 아니라 클라우드에 올리면 그게 곧 해외사업입니다."

그가 들려준 경영 철학에서 엑셈의 변신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SW 사업도 '애자일 개발' 방법처럼 해야 한다고 봐요. 저는 프로토 타입 방식이라고 하는데, 부품 조립식으로 사업을 하는거죠.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봐야 3개월이면 모든 것이 변합니다. 속도가 중요해요. 핵심만 만들어 놓고 굳이 완성까지 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린 제조업이 아니니까요."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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