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검찰이 롯데그룹 비자금 의혹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3일 귀국하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어떤 입장을 밝힐 지 주목된다. 이는 검찰이 롯데그룹에 대해 첫 압수수색을 펼친 지 23일만, 신 회장이 출국한 지 26일만이다.
3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주총이 끝난 후 일본에 계속 머무르던 신 회장은 이날 오후 2시 30분께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해 최근 롯데그룹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에 대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지난해 7월 말 경영권 분쟁이 일어난 후 고비가 있을 때마다 기자회견을 열거나 취재진들과 만났을 때 관련 이슈와 관련해 입장을 밝혀온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검찰이 오너일가를 겨냥해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한 수사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 관련해 언급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 역시 이날 신 회장이 입국하면서 어떤 입장을 밝힐 지에 대해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달 7일 국제스키연맹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멕시코로 출국한 후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롯데케미칼과 액시올사가 손잡고 진행하는 에탄크래커 플랜트 기공식에 참석했다.
그 사이 검찰은 지난달 10일 롯데그룹 정책본부와 신 회장의 자택,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14일에도 롯데케미칼, 코리아세븐, 롯데건설 등 11개 계열사를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이에 대해 신 회장은 미국 플랜트 기공식 현장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최근 검찰 수사와 관련해 "국내 문제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책임을 느끼고 있으며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호텔롯데 상장에 대해서도 "무기한 연기가 아니고 다시 준비해 연말까지는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상장은 국회에서 국민과 약속한 사항이므로 꼭 지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이틀 후인 16일 미국에서 일본 도쿄로 건너가 지난달 25일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해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표 대결에서 승리했다. 신 회장은 신 전 부회장이 제안한 자신에 대한 해임안을 부결시키고 경영권 방어에 성공한 후 일본에 일주일 가량 더 머물며 일본 주주들과 투자자들에게 국내 상황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신 회장의 입국으로 검찰의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국민적 관심도가 높아져 있는 만큼 이번에도 신 회장이 짧게나마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날 신 회장의 기자회견은 예정돼 있지 않다"면서도 "입국할 때 어떤 분위기인지에 따라 검찰 수사 등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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