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나기자] 새누리당 '8.9 전당대회' 변수인 최경환 의원이 당 대표 경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함에 따라 당권 레이스가 혼전으로 치닫게 됐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박계에서는 이주영(5선·경남 창원 마산합포), 이정현(3선·전남 순천) 의원이 출마를 공식화했으며 원유철(5선·경기 평택갑), 홍문종(4선·경기 의정부을)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돼 왔다. 비박계에서는 정병국(5선·경기 여주양평), 김용태(3선·서울 양천을)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최 의원은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유력 당권주자로 불렸다. 그는 애초 당권 도전에 부정적이었으나 친박계 내부에서 '러브콜'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 탈당파 복당 파문을 겪으며 비박계가 결집하자 당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하면서 친박계의 움직임은 더욱 긴박해졌다.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최 의원이 불출마 입장을 고수하자 서청원 의원에게 출마를 권유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친박계가 서 의원으로 교통정리를 시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서 의원이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최 의원 압박용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최 의원은 불출마 결심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6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의 화합과 박근혜 정부의 성공, 그리고 정권 재창출을 위한 제단에 다시 한 번 저를 바치고자 한다"며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 의원이 출마로 입장을 선회했다면 전당대회는 계파의 전장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 그도 이를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4.13 총선 참패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도 최 의원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해석이다.
구심점을 잃은 친박계의 표는 이주영, 이정현 의원 등에게로 나뉠 수밖에 없다. 여기에 홍문종, 원유철 의원 등도 가세할 경우 표 분산 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비박계는 일단 유리한 위치에 선 것으로 보이지만 친박계에 비해 수적으로 열세인데다 정병국, 김용태 의원 외 이혜훈 의원 등 '제3의 후보'가 부상할 수 있다.
결국 이번 전당대회는 친박·비박 다자 구도로 출발하게 됐다. 다만 당권 레이스가 진행되면서 양측 모두 자체 교통정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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