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갑기자]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가 7일 한시적 전면 파업을 벌였다. 조선 3사 중 가장 먼저 실행된 파업이지만 향후 연대 파업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날 노협의 한 관계자는 "파업은 1시부터 시작해 5시까지 4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사무직, 현장직 구분 없이 참여를 원하는 이들에 한해 파업이 이뤄졌다"며 "오늘 이후의 파업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고 말했다.
지난 6월 8일 정부가 발표한 조선업계 자구안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인건비 부문에서 9천90억원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인력 감축 등의 구조조정을 실행해야 한다.
파업이 벌어지게 된 배경에 대해 노협 측은 회사의 경영 상태가 양호한 편임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인력 감축이 벌어지는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노협 관계자는 "절박한 상황이 아닌데도 재취업 프로그램도 없이 3년간 40%에 달하는 인적 구조조정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은 언젠가 되살아날 (선박)수주를 포기하는 것으로 한 치 앞도 보지 못한 결정"이라며 "삼성중공업의 부채비율은 현재 300%가 안 되고 4조원에 달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회사 측은 기존에 밝혀 왔던 원론적인 입장을 재확인하며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회사 측에서 불가피하게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부분에 대해 (노동자들에게) 충분히 설명을 하고 대화를 제안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협의 상 노사 양측이 요구하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는 답변드릴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연대 파업의 가능성을 암시했던 현대중공업 측은 업체별 단독 파업을 인정하면서 한 발 물러난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관계자는 연대 파업 가능성에 대해 "파업은 연대 여부와 관계없이 각 사업장의 사정에 따라 하게 되는 것이지 미리 정해놓고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삼성중공업이 먼저 파업에 들어간 것은 그쪽 사업장 나름의 사정이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다만 현대중공업에서의 단독 파업에 대해서는 "사측이 대화에 성실하게 응해서 파업을 끝내자는 합의가 도출되면 파업은 바로 종료되지만 교섭에 불성실하게 응한다면 파업 투표에 돌입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조선업계 노동자들의 파업 움직임이 구조조정 대상 조선사들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 중단 등 정부의 제재를 불러올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대해 정부 측 관계자는 "파업을 한다고 구조조정 기업에 곧바로 불이익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파업 없이 자구안을 이행하는 것이 약속됐기 때문에 자구계획 이행에 관해 평가하는 과정에서 고려되는 요인들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구조조정에 따라 발생할 실직자를 지원하는 문제에 관해서는 "조선 3사가 특별고용지원에서 제외된 상태지만 사내에서 다른 공정에 투입되게끔 하는 직무 재배치 교육이나 실직자를 대상으로 한 유급 교육·휴가에 대한 정부 지원, 고용보험에 의한 실업급여 지급 등 기존 지원 제도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지난 6월 30일 제2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조선업계의 구조조정 이후 발생할 실업 문제에 관한 대책을 논의하고 향후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원갑기자 kaliu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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