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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로 인한 中 경제 보복, 단기충격 그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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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중·일 사례 봤을 때 중장기적으로 회복 가능"

[윤지혜기자] 지난 8일 한미 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를 오는 2017년 말까지 주한미군에 배치하기로 최종 결정하면서 "대(對)중국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왔다.

사드 시스템 중 하나인 X-밴드레이더는 북한을 넘어 중국까지 감시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반발로 중국이 한국에 대한 강력한 경제 보복을 단행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증권사들은 11일 "중국 경제 제제로 인한 충격은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증권 곽병열 애널리스트는 "사드 배치 결정 후 중국 일반 소비자들의 반한 감정이 높아지면서 ▲중국 요우커(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관련주(화장품·카지노) ▲중국진출 소비 관련주(음식료·게임주·미디어콘텐츠) ▲중국 현지생산-소비 관련주(자동차·IT) 등이 순서대로 부정적 파급효과가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중국 정부 및 중국 소비자들의 반한 감정은 일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미 양국이 '제3국이 아닌 오직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만 사드가 운용될 것'이라고 강조한 데다 미국 대선 정국에서 대중국 무역역조(한 나라의 수입액이 수출액보다 많은 상태)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점을 감안하면 중국이 선제적으로 보호무역 강화 카드를 꺼내들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소비재 업종 제품 경쟁력 높아 타격 '단기적'

대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소비재 부문, 특히 화장품 업종에서도 일부 타격은 있겠지만 그 효과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교보증권 서영화 애널리스트는 "중국정부가 사드 배치에 대한 반발로 ▲화장품 밀수 규제 강화 ▲위생허가를 받지 못한 제품 추가 규제 실시 ▲신규 화장품 위생허가 요건 강화 등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의 중국 매출은 이미 정식 루트를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중국 시장 내 브랜드력 또한 확실하게 갖춰져 있는 상황이어서 해당 규제들이 강화된다 하더라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내 반일 감정이 최악으로 치달았던 2012~2013년 중국의 대일본 화장품 수입액은 전년 대비 각각 4.1%, 10.8% 감소하는 부진을 겪었지만 2014~2015년에는 중국의 대일본 화장품 수입액이 전년 대비 36.6%, 39.6% 증가했다"며 "일본 사례를 감안했을 때 최악의 조치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한국 화장품의 경쟁력은 다시금 회복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양지혜 애널리스트도 한류 열풍과 한국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그는 "현재 중국이 내수 시장 중심으로 성장을 강화하고 있고 아직 자국 브랜드의 경쟁력이 뒷받침되지 못한 상황에서 무리한 제재는 오히려 자국 소비를 위축시킬 수도 있다"며 "일례로 지난 4월 중국 정부는 해외직구 관련 정책 변경을 시도했지만 중국 로컬 유통업자들의 반발로 1년간 유예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일본 화장품 업체들이 2012년 이후 점유율이 하락한 데에는 중일 간 국민감정이 악화된 이유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일본 화장품 브랜드들의 노후화와 온라인 채널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 유통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제품을 바탕으로 한국 화장품 업체들의 해외 확장에 따른 높은 성장세가 꾸준히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항공 업종 일부 타격, 방산주는 수혜 효과 미미

항공 관련 업종의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있다. 국가 간 외교 분쟁은 항공 수요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대신증권 이지윤 애널리스트는 "일본 사례의 경우 센카쿠 열도 사건 이후 3개월 동안 방일 중국인 감소폭이 컸는데, 여행 성수기가 시작되는 7월에 사드 배치 뉴스가 발표됐다는 것이 매우 아쉬운 부분"이라며 "단기간 항공 주가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므로 중국인을 상대로 부정기선 매출 비중이 높은 저가항공사들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수혜 업종으로 떠오른 방산 업종에 대해서는 "사드와 관련돼 국내 방산 업체의 생산 및 부품 조달 관여는 없어 직접적인 수혜는 없다"며 "오히려 장거리지대공미사일(LSAM) 미사일은 자주 국방 실현과 다양한 고도에서의 요격 미사일 개발이 목적이라는 면에서 그 필요성은 여전히 높으나 사드 배치 시 개발의 긴급함이 줄어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 비중(26%)과 무역수지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52%)을 생각했을 때 경계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신증권 이경민 애널리스트는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만큼 중국 정부의 직접적인 경제제재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업체 선정이나 신규 투자 등에서 보이지 않는 제재를 가할 수 있기 때문에 서비스 산업에 불고 있는 한류에 역풍이 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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