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정부가 내년 2월 본방송을 앞둔 지상파 UHD 방송 표준방식으로 미국식을 추진한다.
미국식(ATSC3.0)은 유럽식(DVB-T2)과 달리 인터넷프로토콜(IP)을 지원, 개인화 및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앞서 방송사, 가전사, 학계가 참여한 지상파 UHD 방송 표준협의회는 미국식 표준을 정부에 건의했다.
그러나 내년 본방송을 앞두고 안테나 내장, 암호화 기술 적용을 놓고 지상파방송사와 TV업체들이 이견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방송통신위원회 고낙준 지상파방송정책과장은 19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지상파 UHD 방송 추진위원회에서 "협의회에서 건의한 미국식으로 행정예고 등을 거쳐 방송 표준 방식 및 기술개정을 추진한다"며 "9월 중 개정안 확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상파 UHD 방송 추진위원회는 정부, 지상파방송사, 제조업체, 외주제작사, 연구기관, 학계, 소비자단체의 주요인사 총 14인으로 구성됐다.
정부는 추진위를 통해 내년 2월부터 시작되는 지상파 UHD 방송의 도입 과정을 체계적으로 점검하고, 관련 업계의 애로사항을 청취해 UHD 방송의 활성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날 추진위원회 첫 회의부터 UHD 방송용 안테나 내장, 콘텐츠 암호화 기술을 놓고 방송사와 가전사가 팽팽히 맞섰다.
지상파는 직접 수신 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UHD 방송 보급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MBC 방성철 UHD 전환전략부장은 "방송을 시작해봤자 볼 시청자가 없는 상황"이라며 "소비자의 불편함을 덜기 위해선 TV에 (UHD용) 안테나가 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SBS 신경렬 기획본부장도 "본방송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는 것 같다"며 "지금 상태라면 수신 절벽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가전사는 기술적으로 내년 2월까지 지상파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LG전자 황정환 HE 연구소장은 "내년 2월까지 콘텐츠 보호 시스템을 넣어서 신제품을 출시해야 하는데 테스트 등 검증 과정까지 고려하면 시한이 너무 촉박하다"며 "안테나 내장의 경우에도 이를 달기만 하면 되는게 아니라 기술적인 검증을 거쳐야 하는데 이런 문제가 간과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천강욱 부사장도 "안테나 내장 등 기술적인 문제를 내년 2월까지 해결하기엔 촉박한 일정"이라며 "더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안테나 내장 등 문제는 법으로 규정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협의를 통해 풀어나가자고 제안했다.
방통위 고낙준 과장은 "안테나 보급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이를 의무사항으로 규정할 순 없고, 민간 정부 협력 모델로 풀어나가야 한다"며 "1~2가지 모델에 안테나를 시험 적용해 보는 등 다양한 방안을 협의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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