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나기자] 최경환·윤상현 의원,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새누리당 친박계 핵심 인사들이 4.13 총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과 정진석 원내대표 간 엇갈린 기류가 감지돼 눈길을 끈다.
김 위원장은 '원칙에 따른 대처'를 강조, 사실상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반면 정 원내대표는 당내 혼란 수습에 방점을 찍으며 '자제'를 당부했다. 비박계의 진상조사 요구에 사실상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이다.
김 위원장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지난 1월의 일이고 당시의 공천관리위원회 임무도 이미 종료됐지만 비대위원장으로서 이러한 상황에 대해 이유 여하를 떠나 송구하다는 말씀부터 드린다"고 사과했다.
김 위원장은 "이유와 배경을 떠나 최고의 도덕성을 발휘해야 할 집권 여당 내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에 대해 있어서는 안 될 심각한 상황이라 생각하고,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원칙에 따라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마이크를 넘겨받은 정 원내대표는 "총선 참패의 책임에서 당시 지도부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며 "더 이상의 이전투구는 안 된다. 지금은 당을 재건해야 될 때이지 또 다시 계파 투쟁으로 뒤늦게 책임 공방을 벌일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이번 사태를 둘러싼 당내 계파 갈등을 우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다만 정 원내대표의 발언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검찰 수사도 불사해야 한다는 비박계의 주장과 달리 '덮고 넘어가자'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이 일 전망이다.
정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정치 현장이라는 게 항상 다툼이 있다. 자기 속에 있는 마음을 다 이야기할 순 없다"며 "조금 인내하고 양보하고 자숙하면서 새로운 준비, 새로운 시작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공천 파동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뒤늦은 책임 공방이 무엇에 도움이 되겠느냐"면서 "새로운 시작을 하려는 마당이니까 양쪽에서 자제하면서 힘을 하나로 모아 고민을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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