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게임 이용자 권익보호와 건강한 게임문화 조성을 위해 게임업계가 자발적으로 게이머 보호 기구를 설립했다.
게임사들의 지속적 관심과 후원이 이 기구의 성공적 안착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게임이용자보호센터(센터장 이경민) 출범식이 열렸다. 센터장 포함 10명의 자문위원으로 구성되는 게임이용자보호센터는 민관산학이 참여하는 게임문화재단(이사장 정경석) 산하 기구로, ▲웹보드 게임 민관 대응 ▲불법게임물 신고포상 및 모니터링 ▲자율규제 정착을 위한 법·제도 연구 ▲게임과몰입 관리 업무 등을 맡게 된다.
게임이용자보호센터는 웹보드 게임의 비정상적 이용 및 게임 과몰입으로 인한 피해로부터 이용자 보호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출범이 논의됐다.
업계 자율규제에 대한 사회적 우려를 해소하고 민관산학 및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해 비판적 감시 기능을 활성화하고, 나아가 게임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게임이용자보호센터는 지난 18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에서 발표한 민관합동 '게임문화 진흥계획'의 일환이기도 하다.
게임이용자보호센터 사무국은 사업자 자율규제 준수 확인 및 불법행위 감시를 전담하는 '모니터링팀', 게임 이용자 민원 상담 및 게임 과몰입 이용자를 보호하는 '분쟁조정팀', 사업계획 및 정책 연구, 센터 운영 관리를 담당하는 '정책기획팀'으로 구성된다.
초대 센터장으로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뇌과학 분야 권위자인 이경민 교수가 자문위원회 의결을 통해 선출됐다. 20년째 뇌질환 연구를 이어온 이경민 센터장은 그간의 연구 성과를 게임 이용자 보호에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날 이경민 게임이용자보호센터장은 "게임은 뇌를 자극해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으로 뇌를 발달시켜야 하는 유아·청소년은 물론 뇌를 보호해야 하는 장년층도 모두 게임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면서 "이러한 게임이 음악과 책처럼 대중문화이자 여가문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자문위원으로는 김규호 상임대표(중독예방시민연대)를 비롯해 강신성 이사(무지개가족치유센터), 김동호 교수(숭실대학교), 이정훈 교수(중앙대학교), 이원재 박사(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 정래철 사무국장 대행(게임물관리위원회), 홍원의 변호사(법무법인 디카이온), 백주선 변호사(법률사무소 상생), 하성화 변호사(법무법인 화현)까지 학계·기관·법률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위촉됐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자문위원에 참여하고 실무적인 업무 공조를 통해 게임이용자 보호와 관련한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정치권도 게임이용자보호센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영상 축사를 통해 "이용자 보호를 위해 게임업계가 자발적으로 설립한 기구라는 점에서 참 반길 만한 일"이라며 "이용자와 산업을 모두 위한 합리적 대안으로 게임이용자보호센터가 그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우리가 '포켓몬고'와 같은 게임을 만들지 못하고 게임산업이 위기라는 말을 하는 이유는 우리가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하기에는 한국 게임시장에 너무 많은 걸림돌과 제약이 있기 때문"이라며 "게임이용자보호센터가 건전한 게임문화 조성에 기여해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개선에 일조하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게임사들의 적극적 참여와 후원 이어져야
20일 출범한 게임이용자보호센터가 정상 가동되려면 게임사들의 적극적 참여와 후원이 이어져야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임이용자보호센터는 게임사들이 게임문화재단을 통해 별도 출연하는 기금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구조로 게임사들의 실질적 지원 없이는 운영이 불가능한 구조다.
현재 게임이용자보호센터를 위한 기금 출연을 확정한 곳은 NHN엔터테인먼트, 네오위즈게임즈로, 대형 게임사들과 모바일 게임사들의 추가적 참여가 절실한 상황이다. 최근 게임업계가 확률형 아이템을 위시한 사행성 우려로 정치권 등 대외적인 압박을 받고 있는 만큼 보다 자발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신철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장은 "게임 이용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게임문화 조성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한 많은 게임사들이 게임이용자보호센터에 대한 기금 출연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기존 대형 게임사들 이외에도 새로이 시장에 진입한 게임사들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출범식에는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장과 백윤재 콘텐츠분쟁조정위원장, 이재홍 한국게임학회장, 강신철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노웅래·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영상 축사를 전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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