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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경]스마트폰 시장, 이젠 '감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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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경기자] 스마트폰 시장에서 '스펙 경쟁'이 무의미해지고 있다. 기술이 발전하고,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제품 사양이 상향 평준화됐기 때문이다. 20만원대 보급형 스마트폰도 일상에서 사용하는 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고 화질 등 질적으로도 떨어지지 않는다. 굳이 비싼 돈을 주고 고성능 스마트폰을 살 이유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일부 제조사들은 이러한 시장 상황에 발맞춰 스펙 경쟁에서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그 대신, 소비자들의 '일상'을 노리고 있다.

팬택은 1년 7개월만에 '스카이'라는 브랜드로 재기에 나섰다. 고성능 프리미엄 브랜드 '베가'를 내세웠던 시절과는 영업 전략이 사뭇 다르다. 이번에는 스펙 대신 '감성'을 내세웠다.

문지욱 팬택 대표는 신작 아임백(IM-100) 공개행사에서 "과거에는 고객보다는 경쟁사를 의식했다"고 고백했다. 경쟁사보다 좋은 사양, 좋은 소재를 적용한 제품을 만드는 데 치중하면서 소비자들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놓치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반성에서 출발하겠다"며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이번에는 고객 개인의 삶, 일상에 집중했습니다. 1인가구 500만 시대입니다. 현대인들은 끝없는 경쟁의 압박 속에서 지쳐갑니다. 삶은 점점 고독해지고 위로가 그리워집니다. 아임백(IM-100)은 그런 고객의 옆에서 공존하는 기기가 될 것입니다."

'IM-100'은 객관적으로 봤을 때 사양이 좋은 스마트폰은 아니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또한 퀄컴의 보급형 칩셋 '스냅드래곤 430'이 들어갔다. 후면에 붙어있는 동그란 '휠키'와 패키지 안에 포함되는 액세서리 '스톤' 등 눈에 띄는 특징은 있었지만, 시장의 반응이 어떨지는 미지수였다.

이 제품을 직접 써 보고 나서야 1인가구를 제대로 겨냥한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용자의 퇴근 시간에 맞춰 깜깜한 방을 환한 조명으로 밝혀 주는 '웰컴라이트' 기능이 일상에 한 줄기 빛이 된다.

특히 '스톤'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기분에 따라 빛깔을 자유자재로 변경할 수 있는 무드 램프부터 풍부한 음량의 블루투스 스피커까지. 혼자만의 공간을 은은한 조명과 취향에 맞는 음악으로 가득 채울 수 있게 해 줬다. 혼자 있는 시간과 공간을 소중히 여기는 '나홀로족'의 일상을 철저히 고려한 액세서리였다.

소니 또한 1년 7개월만에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복귀하면서 신작 엑스페리아 X 퍼포먼스에 '감성'을 담았다.

1인가구를 겨냥한 팬택과 달리 소니는 '함께하는 삶'에 집중했다. "반려인,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의 소중한 순간을 포착하라"는 것이 해당 제품에 담긴 메시지다.

엑스페리아 X 퍼포먼스 또한 프리미엄 제품에 속하지만 스펙 경쟁에서는 살짝 물러난 제품이다. 해상도와 램 용량에서 욕심을 내지 않았다. 디스플레이 해상도는 풀HD, 램(RAM) 용량도 3기가바이트(GB)로 경쟁사의 고가형 제품에 비해서는 사양이 다소 낮은 편이다.

하지만 카메라 하나만은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었다. 이 스마트폰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 아이, 내 반려인, 내 반려동물과의 순간을 캡처하기 위해 탄생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조성태 소니코리아 모바일팀 부장은 공개 행사에서 이 제품을 소개하며 "카메라가 존재하는 가장 큰 목적은 어떤 특정 순간을 포착하고, 그 순간을 영원히 기억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라며 "스마트폰 카메라는 내가 사랑하는 내 아이가, 내 강아지가 즐겁게 뛰어노는 결정적인 순간을 남길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바야흐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어떤 부품이 들어가 있을까"가 아니라 "내 일상의 어떤 부분을 조명해 줄까"를 궁금하게 만드는 감성 '트렌드'의 바람이 불고 있다.

강민경기자 spot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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