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나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4일 새누리당 대구·경북(TK) 지역 의원들과 면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지역 민심을 살펴보기 위함이라는 게 청와대 측 설명이지만, 전당대회를 코앞에 둔 미묘한 시기인 터라 '박심(朴心)' 논란이 재연된 것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TK 초선의원 일부는 경북 성주 사드 배치, 김해공항 확장, 대구공항 이전 등 지역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최근 박 대통령에 면담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도 전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영상국무회의를 통해 "사드 배치 문제를 비롯한 여러 지역 현안들에 대해 민심을 청취하고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기 위해 지역 대표인 국회의원과 단체장들을 직접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사드 배치 결정 후 경북 성주를 중심으로 TK 민심이 요동치고 있는 만큼 지역 국회의원들을 만나 이해를 구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추후 시도지사들과도 만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청와대와 친박계의 당 대표 경선 개입 의도 아니냐는 의혹이 흘러나온다. 박 대통령과 TK 의원들의 만남이 당원들에게는 '친박 후보 지지' 메시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TK 지역에는 친박계 의원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논란이 일자 청와대는 박 대통령과 TK 의원 면담에 대해 "국정 현안에 대한 민심을 청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구체적 일정과 관련해서도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모양새다. 박 대통령은 부인하지만 당내 경선 때마다 '박심'이라는 단어는 빠지지 않고 오르내렸다. 이번 전당대회를 앞두고도 '청와대의 오더를 받은 후보가 당 대표가 될 것'이라는 말이 떠돌 정도다.
한편 야당에서도 박 대통령과 TK 의원의 면담 계획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이 지역 국회의원과 단체장을 만나겠다고 했는데 이 분들은 같은 편"이라며 "같은 편끼리 소통하는 것은 짬짜미"라고 꼬집었다.
박 위원장은 "대통령이 가장 먼저 만나야 할 사람은 성주 군민이고 야당 의원들"이라며 "더 시급한 것은 사드 배치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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